“마음챙김은 생활입니다”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제아무리 오랜 세월을 무력감 속에서 살아왔다 하더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두운 방에 들어가 일단 불을 켜게 되면 그 방이 하루나 한 주일을 어둠 속에 파묻혀 있었든지 아니면 일만 년 동안 내내 어둠 속에 있었든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일단 불을 켰고, 그래서 방안이 환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불은 이미 켜진 것입니다.”
미국 메사추세츠선원장 샤론 살즈버그(Sharon Salzberg) 법사의 <자비-사랑의 기술(Lovingkind
ness: The Art of Happiness)>은 명상수행에서 찾는 행복은 바로 유정, 무정물과 나누는 사랑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같은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행복한가, 인간적 사회적 위험에서 자유로운가 등의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우리의 호흡과 생각을 계속 관찰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각자의 마음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1971년부터 위빠사나와 선(禪) 등 다양한 불교 전통의 수행법을 공부한 샤론 살즈버그 법사는 집중적인 알아차림 명상과 자애관(慈愛觀)의 스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통찰명상회(Insight Meditation Society)와 메사추세츠선원의 공동설립자 겸 지도법사인 그녀는 영국 데본에 소재한 가이아 하우스(Gaia House)에서도 통찰명상 수련회를 지도하고 있다.
<믿음(Faith)> <자비-사랑의 기술> <통찰의 음성(Voice of Insight)> 등 명상과 불교에 대한 유명한 저서를 펴낸 그녀는 세계 각국에서 활발한 수행지도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살즈버그 법사의 명상 지도법의 특징은 전통 위빠사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제자들이 바쁜 일상생활에서도 마음챙김(mindfulness)할 수 있는 수행법을 지도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마음챙김 수행이 말하기, 다림질하기, 요리, 쇼핑, 아기 돌보기 등 어떤 순간 어떤 활동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그대가 무슨 일을 하든 몸과 마음을을 관찰하세요.”라는 말로 요약된다.
살즈버그 법사가 일상의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통찰명상의 힘에 대해 확신하는 이유는 그녀의 스승 디파마(Dipa Ma Barua: 1911~1980) 법사의 가르침에 기인한다. ‘주부들의 수호성인(Patron Saint)’으로 불리는 인도의 디파마 법사는 살즈버그를 비롯해 조지프 골드스타인(Joseph Goldstein), 잭 콘필드(Jack Kornfield) 등 미국의 대표적인 위빠사나 수행자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샤론, 잭, 조지프는 1970년대에 디파마 법사의 제자가 되어 인도 캘커타의 작은 아파트에서 가르침을 받았다. 1980년대 초반, 그들은 미국 매사추세츠 바르에 설립한 위빠사나 명상센터에서 두 달간의 수련회를 열어 줄 것을 디파마 법사에게 요청했는데, 여기서 수백명의 미국 수행자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체험했다고 한다. 특히 살즈버그 법사는 같은 여성으로서 스승의 인격과 독특한 지도방식, 제자들을 향한 끝없는 사랑에 매혹되었다.
살즈버그 법사는 스승을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그저 단순히 나 자신인 채로 살아가는 그런 삶을 초월적 삶으로 변형시킨 특이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디파마는 바로 그런 스승이었습니다. 언제나 자비심이 넘쳐흐르던 그녀는 가장 고요한 평화를 간직한 분이었죠. 그의 고요함과 깊은 자비심은 어느 수행자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계속)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