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8일 열린 제169차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세계기록유산 분야의 상을 ‘직지’라는 이름으로 수상하기로 결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기념으로 제정한 것이다. 이 제도는 청주시에서 외교통상부를 통해 유네스코에 제안하여 이루어졌다. 이 상은 세계 기록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뿐더러 우리의 성보문화재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의 문화재가 세계에 점차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성보문화재 가운데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산팔만대장경, 그리고 직지심경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2003년에는 뉴욕의 재팬 소사이어티 갤러리에서 전시한 ‘신성상의 전래 - 한국과 일본의 초기불교 미술전’이 뉴욕 타임즈에 의해 2003년 미국에서 개최된 최고의 전시회로 선정되었다. 비평가 홀랜드 코터(Holland Cotter)씨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품들을 소개한 전시회”라고 극찬하였다.
이는 단적인 예일 뿐이다. 우리의 성보문화재 가운데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적지 않다. 고려 및 조선불화, 불상, 신라동종, 고려정병, 불경판화, 동자상, 조선시대 목조공예 등. 최근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꾸준히 우리의 성보문화재를 수집하고 있다. 성보문화재를 통해 우리 불교를 알리고 우리 문화를 알릴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외부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정작 불교계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성보문화재를 왜 세계화해야 되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진진한 고민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진다면, 세계 각국에 소장된 우리의 성보문화재의 실태를 조사하고, 세계인의 관심이 무엇에 있는지 파악하며, 우리의 성보문화재를 외국에 소개하는 전시회, 외국어 출판물 등 세계화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불교계 스스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