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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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명예/강유신(취재부 기자)
사람으로 태어나기란 참으로 어렵다. 비유하자면 큰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눈 먼 거북이 백년에 한 번 떠오르는데 마침 구멍이 하나 있는 통나무를 만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어리석은 범부가 생사를 윤회하면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란 눈먼 거북이 구멍 뚫린 나무를 만나는 것보다 어렵다.
<잡아함경>

최근 비리 연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남지사가 한강에 몸을 던져 자살하고 ‘왕따 동영상’ 문제로 중등학교 교장이 목숨을 끊은 등, 하루라도 자살 소식이 신문지상에 오르지 않는 날이 없다. 또한 인터넷 자살 카페에서 만나 집단 자살을 하거나 청부 자살을 요청하는 등 자살은 이제 흥미꺼리로 전락한다는 느낌이다. 이런 행동이 마치 시대적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가난과 신병을 비관하거나, 불명예를 참지 못하는 등을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자살한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참아보지도 않고 회피하거나 자신의 행동 결과로 닥친 역경을 극단적인 자살로 마감하는 것은, 분명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무책임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생존시에 60명의 자살을 도운 ‘미가란디까’라는 승려의 이야기를 듣고 “비구들이여, 이것은 그 승려들을 위하는 것이 되지 못한다. 이것은 법에 알맞은 것이 아니고 사문에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도덕적으로도 정당한 것이 아니다. 이것을 행해서는 안 된다. 비구들이여, 이 계율을 공포한다. 승려가 고의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거나 자살을 도와 줄 사람을 구하거나 하면 함께 살 수 없다<팔리어 율장>”며 엄중히 경계하셨다. 자살은 죄가 무거워 승가공동체에서 추방되는, 바로 ‘바라이죄(波羅夷罪)’에 해당된다.
200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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