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에서 승려 노후복지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자비의 보험금 나눔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그 취지를 4월 23일 대내외에 공식 발표했다. 총무원이 승려 노후복지 기금 조성을 중점 종책과제로 선정하고, 2005년도 교구본사별 기거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이미 14개 사찰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사업비를 신청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불교계 자체 내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운동의 전개는 당연한 일이요, 그 방책으로 보험금 나눔운동을 선택한 것도 매우 적절하고 시의에 맞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많은 참여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하여 모아진 삼보 정재가 법답게 쓰여 지도록 하는 일이다. 이 일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우선 사부대중이 이 일의 필요성을 절감하도록 하는 홍보와 의식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요, 일의 진행과정 자체가 다시 신심을 고취시켜 운동에 활력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불교계는 제도에 의한 출가자의 노후보장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의 많은 비리들과, 불교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분규들의 밑바닥에는 노후에 대한 출가자들의 불안이 놓여져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이 청정승단 구현을 위한 근본대책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아름답게 이루어져가는 여법한 성과가 불자들의 환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철저한 단계적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구현될 청정승단의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많은 운동들이 즉흥적이고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가 용두사미가 되는 예들을 수없이 보아온 불교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승려 노후복지의 문제가 너무도 근본적인 문제이며, 이번의 운동을 통해서 원만한 성취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좌절이 주는 충격으로 인해 그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훨씬 뒤늦어지고 후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방향설정과 함께 온 불자의 힘이 여기에 모여 원만한 성취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성태용(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