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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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욕망이 고통의 근원인 이유/동국대 (경주) 불교학과
한정된 부·권력 차지하려고 경쟁에 몰두

붓다는 욕망이 고통의 근원이라고 사성제에서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이 욕망하는 대상은 비슷비슷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서로 어울리며 살아야 한다. 서로의 교류를 통해 일종의 가치체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가치체계는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인 가치관을 지니며 명예, 권력, 재력 등을 중시한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바라는 대상이다.
그런데 이런 대상들은 제한되어 있는데 비해 이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많다. 따라서 이런 세속적인 대상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경쟁과 갈등이 존재하게 된다. 권력을 먼저 쥔 자는 그것을 놓지 않으려 하고 그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은 그것을 갖고자 한다. 법을 어겨 가면서 권좌에 앉은 사람은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고 경쟁자는 그 권좌를 빼앗으려고 한다. 이런 투쟁 관계 속에서 숱한 권모술수가 존재하게 된다.
붓다는 이런 상황을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비유하고 있다. <중아함경>의 <포리다경>에서 붓다는 욕망의 위험을 몇 가지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데 두 가지만 살펴보자.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고깃덩어리가 땅에 떨어져 있을 때 까마귀나 솔개가 그것을 물고 달아나면 나머지 다른 까마귀나 솔개들은 앞다투어 그 뒤를 쫓는다. 만일 이 까마귀나 솔개가 그 조그마한 고깃덩이를 재빠르게 버리지 않는다면 다른 까마귀나 솔개들이 앞다투어 계속 쫓아오지 않겠느냐?”
고깃덩어리는 한정되어 있고 모든 까마귀와 솔개들은 한결같이 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 공급되는 물량은 제한되어 있는데 그것을 원하는 자가 많으면 당연히 경쟁이 있게 마련이다. 누군가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싸움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먹이를 위한 싸움은 생명의 위협으로, 살생이라는 악행으로 끝날 것이다. 그래서 붓다는 제자들에게 욕심은 고깃덩이를 차지하려는 것과 같아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아서 많은 고통이 따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배가 고파 음식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배를 채우고 난 뒤에도 음식의 맛에 탐착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겪게 되는 치열한 경쟁으로 목숨이 위험에 빠진다는 교훈은 다음의 비유에서도 발견된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탐스럽게 과일이 많이 달려 있는 과일 나무가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굶주리고 지쳐 그 과일을 먹으려 한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나무에는 맛있는 과일이 많이 달려 있다. 나는 배고프고 기력이 떨어져 저 과일을 먹고 싶다. 그러나 이 나무 밑에는 저절로 떨어진 과일이 없어 먹을 것도 없으며 그리고 가지고 돌아갈 것도 없다. 나는 이제 이 나무에 올라가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올라가 과실을 딴다. 그때 다시 어떤 사람이 굶주리고 지쳐 나무에 달려 있는 과일을 먹고자 하여 아주 날카로운 도끼를 가지고 왔다. 그는 생각했다. ‘이 나무에는 과일이 탐스럽게 많이 달려 있다. 그런데 이 나무 밑 주위에는 저절로 떨어진 과일이 없어 배불리 먹을 수도 없고 또 가지고 돌아갈 수도 없다. 또한 나는 나무에 오르지도 못한다. 나는 이제 이 나무를 베어 넘어뜨려 과일을 따서 먹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그 나무를 찍어 넘어뜨렸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 나무 위에 있던 사람이 빨리 내려오지 않는다면 나무가 땅에 쓰러질 때에 과연 그 팔이나 몸뚱이 중 다른 부분이 부러지지 않겠느냐?”
한정된 대상을 두고 경쟁하게 되므로 사람들은 살인적인 경쟁에 몰두하게 된다. 재산, 권력, 명예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돈 문제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내를 죽이는 일도 일어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지저분한 흑색 비방이 난무한다. 우리는 여기서 과연 이런 대상들이 자신의 삶을 바칠 만큼 가치 있는 것인가 하고 물을 수밖에 없다.
붓다는 그렇지 않음을 가르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무상(無常)한 것으로 결국 고통을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러한 세속적인 대상을 추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일까? 일단 이런 대상을 확보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한편 이런 대상들을 획득하게 되면 자기 자신이 위대해 졌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런 대상을 자신의 일부 내지 전부로 여기게 되어 획득한 만큼 자신을 중요한 인물로 여기게 된다. 자신의 피와 살이 될 만큼 동일시 하게 되어 세속적인 대상의 상실은 곧 자신의 상실로 여겨진다. 그럼 과연 이런 세속적인 것들을 획득한다고 해서 자기 자신이 더 위대해 지는 것일까?
200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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