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현대불교 신행수기공모
특별상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상)
채상희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제가 (좌우 가슴의 종양으로) 아프다는 이야기는 남편에게 비밀로 하였습니다. 부모님과 아이들을 비롯한 여러 가족에게 아픔과 걱정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저 홀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전 치료에도 그렇게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았으며 삶에 커다란 애착은 없었습니다. 사는 그 순간 그 날까지 저의 최선을 다 할뿐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매일 절을 500 배씩 하였고 건강이 허락하는 그 날까지 할 것이라 마음 먹었습니다. 또한 의식이 있는 시간에는 다라니와 관음정근에 몰두하고 매사에 더 적극적으로 남을 위해 봉사했습니다. 동분서주 하며 다니는 곳이 도량이요, 입에서 나오는 것이 염불이요, 눈으로 보는 것이 부처님 경전이며, 스님네 설법이었습니다.
전 이제 죽어도 아무런 여한이 없을 것 같았으며 다만 아이들과 부모님께 미안할 뿐,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진실로 전 행복 하였으며 그러면서도 제가 하던 일을 더욱 열심히 하였습니다.살아 오면서 열심히 일했고 돈을 벌었지만 난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지. 나라에 내는 것도 세금이지만 어렵고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세금이 될 수 있는 거야. 이제 남은 나의 삶은 그들을 위해서 내게 남은 물질적인 것이나 정신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것이야.이것이 진정한 보살의 회향인 것이야. 전 여러 사찰의 불사에 동참 하고 나름대로 애썼으며, 공부하시는 스님네에게, 장애인들에게, 제게 남은 사랑을 나누기에 바빴습니다.
하지만 순간 순간 문득 찾아 오는 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으며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아직 난 40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의 아이들은, 나의 사랑하는 남편은… 어떻게 내가 죽을 수 있어.’
‘이것은 말이 되지 않아’ 라며 항거도 해 보았지만 어떤 거대한 절대자의 힘에 전 어쩔 수 없이 끌려 가야만 하는 처절한 상황이었습니다.
오로지 전 ‘그래, 난 나대로 살다 죽을 거야, 기도하다 죽으면 왕생극락 하겠지.’
‘만공 스님 좀 봐. 열반 하시는 날, 거울 앞에서 “나 이제 자네를 떠나려 하네. 자네와 꽤 오래 지냈지?” 하시며 자신의 생사를 결정하시잖아. 난 불자인데 생과 사를 초월해야 하는 거야’하며 더욱 저 자신을 탁마해 갔습니다.
그러던 중 2001년 1월1일 새벽 두 시, 전 깜작 놀라 잠에서 깨었으며 꿈이 너무나 해괴망측 해서 감히 입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에 제가 갈색의 가운을 입고 부처님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법당 문이 열리고 스님 한 분이 가사 장삼을 수하시고 제 앞으로 다가 오시더니 저의 두 가슴을 칼로 후벼 파듯이 잡아 당기셨습니다. 전 깜짝 놀랐으며 너무나 세게 잡아 당기셨으므로 눈물이 번쩍 났습니다.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고 전 아이들을 깨워서 1월 1일 새벽 예불에 참석하고 부처님께 신년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병원에서 사진과 초음파를 받고 의사와 저는 깜짝 놀랐으며 저의 가슴에 있던 종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믿기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해 4월, 7월에 다시 재검사를 하였지만 가슴 부위의 종양은 말끔히 사라졌던 것 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成 從心起)’라 했습니다. 죄의 자성이 본래 없고 병 또한 원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마음이 죄와 병, 그 모든 것을 짓고 만든다고 하신 것이 어찌 하나의 그릇됨이 있겠습니까. 제법(諸法)의 공도리(空道理)에서 본다면 이 모든 것은 꿈 같이 존재 하는 것이지 실상은 없는 것 입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본래 한 물건도 없으며 다만 존재하는 것은 우리의 진여불성(眞如彿性)만이 상주불멸 하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이렇듯 여러가지 크고 작은 여러 일들이 일어났으며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불·보살님들의 가피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전 남은 삶을 다시 태어난 것처럼 살 것이에 지금도 역시 부처님을 떠난 저의 삶은 말할 수 없습니다. 제가 돈을 버는 것도 저 자신 보다는 남을 위해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소외된 계층과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사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해서 남은 에너지를 쓸 것입니다. 또한 병들고 연로하신 스님네들을 위해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는 봉사는 어쩌면 의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교의 꽃이라고 하는 <화엄경>을 보면 불자들이 궁극에 가서는 보현행원을 함으로서 그 극점에 도달한다고 했습니다. 올바른 행원만이 우리 불자들이 가야 할 참다운 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경전 공부, 염불, 참선 등 그 모든 도리도 좋지만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건내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 만이 진정한 참 불자가 아닐까합니다. 구구절절 나열한 이야기들이 혹 여러 불자들에게 어떻게 느껴졌는지 모르지만 제겐 커다란 의미가 있는 사건이자 부처님의 커다란 채찍질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만약 제게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무 부족함 없이 살아온 저의 아상은 하늘을 찔렀을 것이며 오만과 자만에 빠져 남들을 경외시 하였을 것입니다.
이에 버금가는 경책으로 부처님께선 저를 달금질 하셨으며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이와 급기야는 제 자신의 몸까지 담보로 저를 문책하셨던 것입니다. 이제 어리석은 중생이 오만의 눈이 띄어 고개를 숙일 수 있게 되었으며 한 걸음 부처님 곁에 다가 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확연히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부처님이시여. 대자대비 관세음이시여. 제가 부처님을 만난 것이 더 없는 행복입니다. 제가 불자라는 것이 최상의 기쁨입니다. 세세 생생 당신과 함께 하여지이다. 송광사 여러 스님과 사부대중 모든 분들에게 항상 불은이 함께 하소서.
신행수기 일년내내 받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슴속에만 꼭꼭 담아두었던 감동깊은 신행체험들을 진솔하게 적어 보내주십시오. 연중 접수한 신행수기 가운데 우수작은 신문에 연재하며, 연말에 최종 심사를 거쳐 시상합니다.
● 주제: 신행 및 수행 체험, 불심으로 고난을 이겨낸 이야기
● 분량: 200자 원고지 30매 안팎(A4용지 4장)
● 접수처: (110-170)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110-33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 신행수기 담당자
● 문의 전화: (02)722-4162
● 인터넷 접수: thatiswhy@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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