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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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중독
“참으로 도를 알고자 한다면 어떤 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업을 쉬어 정신을 길러라. 나머지 습기가 다하면 자연히 밝아져서 공부할 필요가 없느니라.” 〈달마혈맥론〉

집에서 TV를 즐겨보는 사람들은 TV를 켜면 긴장이 풀리며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TV를 끄자마자 사람들은 편안한 상태가 금방 긴장 상태로 바뀌고, 어느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진다. 약효가 떨어지면 마치 불안과 고통이 엄습할 것 같아 계속 복용하거나 양을 늘리는 신경안정제처럼 TV 시청이 중독성을 갖는 이유다.
미국의 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TV 중독’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특집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TV를 끄면 불안해질까봐’ 더욱 TV를 보게 된다. TV 프로그램이나 광고는 생존을 위해 비상시에 써야 할 정향반응(orienting response 동물이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면 그쪽을 바라보거나 몸을 트는 본능)을 끊임없이 쓰도록 강요한다. TV는 1분에 다섯 번씩이나 정향반응을 가동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시청자의 뇌혈관이 팽창하고, 심장 박동이 느려지며, 주요 근육 혈관이 수축되는 생체 반응을 나타낸다. 그래서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TV는 이제 ‘바보상자’라는 비평을 넘어 생존 본능까지 뺏어가는 ‘흡혈 상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라고 한다.
TV에 대한 집착은 더욱 보기 좋은 색과 보다 듣기 좋은 소리를 따라가는 전형적인 중생심을 보여준다. 이것도 하나의 습관, 나아가 습기가 되어 고치기 힘든 병이 되고야 만다. 달마 대사가 “중생들이 근본 성품을 보기만 하면 나머지 습기가 몽땅 다하고 정신이 어둡지 않다”고 한 말씀은 역설적으로, 온갖 나쁜 습기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은 밖으로 향한 마음을 내면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김재경(취재부 차장)
200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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