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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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많이 알아야 할까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함이 중요

불경을 읽다보면 많은 경전들이 스스로의 위대성을 찬양하고 중생들이 항상 수지 독송 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경전 전부의 말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중에 만약 한 글귀만이라도 받아 지니거나 외우게 되면 무량무변의 공덕을 성취하게 되고 마침내는 부처님의 위 없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고 설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에쿠다나 라는 이름을 가진 한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이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된 까닭은 다른 수행자들과는 달리 부처님이 설 하신 많은 말씀 중에 다른 것은 모른 채 오직 하나(에쿠)의 게송(다나)만을 읊을 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쿠다나는 비록 하나의 게송밖에는 아는 것이 없었으나 그 게송의 의미를 잘 숙지하고 있었고 그 것을 읊을 때는 큰 신심과 함께 말 할 수 없는 기쁨에 젖곤 했습니다.
어느 날 에쿠다나가 또 다시 게송을 읊기 위해서 한적한 숲 속에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항상 그래 왔듯. 에쿠다나는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힌 후 게송의뜻을 음미 하면서 큰 소리로 읊었습니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요하기만 했던 숲 속이 갑자기 환호 소리와 함께 박수 소리로 가득 차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신이 난 에쿠다나는 계속해서 게송을 읊었고 그럴 때마다 숲 속은 환대로 답해주었습니다. 에쿠다나는 생각 했습니다. 이렇게 내가 읊는 하나의 게송 소리만으로도 온 숲이 환호 한다면 부처님의 말씀을 남들에게 가르치는 강사비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일이 일어 날 것이다.
곧 두 명의 강사 비구를 찾아 숲 속의 일을 말 하고는 데려다가 경을 읊게 하였습니다. 두 강사비구는 그들이 기억 하고 있는 대로 유창하게 경전을 암송 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숲 속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다시 에쿠다나가 다시 게송을 읊자 전처럼 환호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이에 두 강사 비구는 당황하여 숲 속으로부터 바삐 빠져나와 이상한 일이라 여기고 부처님께 그 사실을 고하였습니다. 부처님은 두 강사 비구의 말을 들으시고는 이렇게 훈계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무릇 여래의 가르침을 많이 기억 한다고 해서 진리를 아는 것이 아니니라. 저 에쿠다나 비구처럼 하나의 게송이라도 잘 이해하고 신심으로 그 가르침을 실천하면 모든 신들도 기뻐 할 뿐만 아니라 진리가 무엇인지 알게 되느니라.
불자들 중에는 부처님 앞에서 경전을 읽으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고도 않은 채 입으로 글자만 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뜻도 모르고 목탁소리나 음성 소리에만 도취되어 경을 읽는다면 그것은 한낱 미신적인 주문 밖에는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경전을 읽는 목적은 부처님 말씀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무지와 미망을 타파하고 지혜의 안목을 열어 법의 실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입니다. 여러 경을 많이 읽으려고 하기 이전에 말씀 한마디라도 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유마선원장>
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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