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체험 모두 ‘특화’하자
유·무형의 불교문화 가운데 수행과 포교의 방편 아닌 것이 없다. 따라서 불교문화 현장에 사람을 불러들이는 일은 수행과 포교를 위한 적극적인 방법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사찰에 머물며 수행 현장을 체험하는 템플 스테이는 불교포교를 위한 새로운 사찰문화가 되리라 본다.
조계종에서 템플 스테이 활성화를 위해 최근 한국불교 전통문화체험사업단을 발족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시의에 맞는다.
템플 스테이 역사는 길지 않다. 2년 전 월드컵 대회로 한국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을 때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한 것이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더하여 주 5일제 근로가 정착돼 가면서 내국인들의 사찰 체험 욕구도 높아가고 있다.
찾아가지 않고 불러들이는 포교, 아니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포교야말로 불교 포교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템플 스테이는 짧았던 역사 만큼 제대로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템플 스테이를 위한 특화된 사찰 지정과 후원, 전문인력 양성, 지역별 전담 사무국과 해외지부 설치, 프로그램의 특성화, 적극적인 국내외 홍보, 자원봉사자 교육, 전국적인 창구 단일화 등, 제대로 모습을 갖추기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조용한 수행 환경을 필요로 하는 불교 사찰이 자칫 관광지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고려도 있어야 한다. 템플 스테이를 위한 특화된 사찰이 그래서 필요하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특성화가 성패를 좌우 할 것이다. 현대인의 정신적인 갈증을 풀어주는데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 환경문제로 괴로워 하는 지구인에게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꾸려온 사찰의 생활 방식을 어떻게 보여주고 가르침을 줄 것인지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덕 높은 큰 스님들의 관심과 적극적 참여 또한 필요하다.
그래서 사찰체험이 불쾌한 것이 아닌, 내국인에게는 사찰이 잊지 못할 확실한 정신적 고향으로, 세계인에게는 템플 스테이가 한국의 신선한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