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정신 성장발달에 두루 영향
지금부터는 카파, 피타, 바타 도샤가 구체적으로 우리 몸의 어떤 부위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그 역할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겠다.
먼저 카파는 머리로부터 횡격막까지의 부위를 관장한다. 눈, 코, 입, 귀 등의 감각 기관을 거쳐 혀, 인후두, 식도, 기관지, 폐, 심장, 위의 상부가 이에 속한다. 이들은 우리 몸에 습기를 유지시키기 위해 점액성 물질을 배출한다. 예컨대 섭취한 음식물을 삼키고 소화시키기 용이하도록 혀에서는 타액을 분비한다. 폐와 기관지 역시 이물질의 침입을 막고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점액을 배출한다. 이와 같이 카파는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윤활유를 배출해 신체 조직을 서로 접착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피타는 횡격막 이하부터 배꼽의 상단 부분을 맡고 있다. 위장의 하단, 소장, 간, 췌장, 담낭, 비장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효소를 분비해 소화 흡수를 도우며 소화된 음식물들을 분해해 인체에 필요한 각종 화학 작용을 일으켜 신진 대사를 가능케 한다. 그 결과 우리 몸의 조직과 세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창출케 한다.
마지막으로 바타는 배꼽 밑의 전 부분-대장, 생식기, 신장, 비뇨기, 하체가 모두 이에 속한다. 이들은 구멍, 공감(空感), 건조성, 가벼움, 그리고 운동성의 기능을 가진다. 이들은 점액을 분비하지는 못하는 대신 수분을 흡수하고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지역의 장기나 뼈들은 크고 공감(空感)을 가지고 있는데, 공간과 공기의 흐름을 관장하는 지역이므로 위로부터 내려온 음식물을 건조시켜 분리, 배설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면 이 3도샤의 기능은 비단 신체에만 한정된 것일까? 아니다. 각 도샤는 신체의 일정 부분을 관장하고 조절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각 단계에까지 작용한다. 그리하여 사람이 평생을 사는 동안 신체적, 정신적인 성장과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일생은 크게 유년기(카파)→청장년기(피타)→노년기(바타)로 대별된다. 이들 세 시기를 거치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인간은 변화하게 마련인데 그 변화의 중심에 3도샤가 있다. 또한 카파→피타→바타의 시기를 거치는 동안 인간은 시간이나 계절의 흐름 같은 대자연의 섭리와 질서에 순응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카파 스테이지(stage)’부터 살펴보자. 세상에 태어나 사춘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이 카파 도샤의 영향 속에서 살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영양과 성장이 주를 이룬다. 왕성한 식욕과 함께 뼈가 커지고 근육이 발달하며 피하 지방이 형성된다. 이 시기에는 역시 카파 지역에 해당하는 부분들이 질병에 잘 걸리게 되는데 코, 귀, 구강, 인후두, 기관지 등이 이에 속한다. 따라서 감기, 비강염, 편도선염, 알레르기성 질환, 기관지염 등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 포천중문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