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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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나를 사랑하는 방법
사람들은 제각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개개인들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며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침해하는 이기주의가 그릇된 것이다. 이런 이기주의 성향을 생물학자들은 이기적인 유전자(DNA)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인간 내부에 뿌리 박혀 있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다른 생명체를 희생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학설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을 지켜보면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자신보다 소중한 것이 없으므로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으면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건강하고 근심없이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우리 자신은 정말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일까?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하면서 흡연, 음주 등 나쁜 습관을 버리지 아니하고 게으름을 피우며 운동도 하지 않는다. 흡연 등은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근심은 욕망에서 발생하는 것이니 근심이 없으려면 욕망을 없애야 한다.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하면서 오히려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붓다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정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지 가르치고 있다.
상유타 니카야의 한 경전에서 코살라(Kosala)의 왕인 파세나디(Pasenadi)와 그의 왕비 말리카(Mallika)의 대화에서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생명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세나디 왕은 말리카 왕비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당신 자신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있는가?” 왕비는 대답했다. “위대한 왕이시여!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어느 누구도 없습니다. 위대한 왕이시여! 당신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있는지요?” 왕은 자신도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다.
왕이 왕비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을 때 왕비로부터 “물론 위대한 왕이신 당신입니다.”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왕비는 솔직하게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대답한다. 왕비는 왕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고 왕으로부터 자기의 대답과 똑같은 대답을 듣는다. 왕은 왕비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서 그들의 대화 내용에 다소 자신이 없었던지 붓다를 찾아가서 그들의 대화에 대하여 말한다. 이에 붓다는 그들의 결론을 인정하면서 그들의 결론이 이기주의로 빠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있다. “동서남북 사방을 주의 깊게 돌아다녀 보아도 자기 자신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각 개개인은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는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므로 서로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히 다루고 사랑하는 것일까? 붓다는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몸·말·마음으로 선한 행위를 하는 자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자이다. 비록 선한 행위를 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피곤하게 하고 힘들게 만들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에게 이익과 행복을 가져온다. 반대로 악한 행위를 하는 자는 원수가 자기 자신을 대하는 것과 같다. 일시적으로 비록 이익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것 같지만 결국 고통과 상처를 안겨다 주므로 악한 행위는 원수의 행위와 같다. 자신이 행한 선업과 악업은 그림자처럼 끝까지 자기 자신을 따라가므로 선한 행위를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소중히 대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되면 그것이 가져다 주는 쾌락에 빠지게 되고 그 쾌락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배척하기도 한다. 미끼가 달려있는 낚시 바늘을 무는 물고기처럼, 감각적인 쾌락, 재산에 구속되어 있는 사람은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해치는 자라고 역설하고 있다. 선업을 짓는 것이 자기 자신을 바르게 사랑하는 것이며 반대로 악업을 짓는 것은 자신을 해치는 것이라는 것이다. 악업에는 다음과 같이 10종이 있다: 살생, 도둑질, 음란 행위, 거짓말, 이간질 하는 말, 욕설, 부풀리는 말, 탐욕, 분노, 사견. 10업은 자기 자신과 다른 생명체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반대로 10선업은 자기 자신과 다른 생명체에게 행복을 가져온다. 동국대 불교학과(경주)
200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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