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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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 <57>
대원정진력 주야신의 법문

선재동자가 다음으로 찾아가는 선지식은 ‘대원의 정진력으로 일체중생을 구원하는 주야신(大願精進力主夜神)’이다. 그 주야신은 대중들 속에서 모든 궁전을 나타내는 마니장 사자좌에 앉아 있었는데, 해와 달과 별의 빛을 그 몸으로 하여 두루 법계를 비추었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을 두루 조복하는 몸·모든 선근을 닦는 몸 등 가지 가지의 훌륭한 모습의 몸(身)을 나타내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이러한 무량한 여러가지의 훌륭한 몸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예배하고 선지식에게 열가지의 청정한 마음을 내었다. 그 중에서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내 몸과 같다고 하는 마음을 낸다. 나로 하여금 부지런히 노력해서 온갖 지혜의 도를 돕는 법을 마련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② 선지식에 대해서 자기의 업과 과보를 깨끗이 해준다고 하는 마음을 낸다.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여 선근을 내기 때문이다. ③ 보살행을 장엄하게 해준다고 하는 마음을 낸다. 나에게 모든 보살행을 빨리 장엄케 하기 때문이다. ④ 모든 부처님 법을 성취하게 해준다고 하는 마음을 낸다. 나를 인도하여 도를 닦게 하기 때문이다. ⑩ 큰 이익을 마련해준다고 하는 마음을 낸다. 나로 하여금 모든 보살의 법에 자유롭고 편안하고 머물게 하고, 온갖 지혜의 길을 이루게 하며, 모든 부처님 법을 얻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경문에서 선재동자가 “이러한 마음을 내고는 저 주야신이 얻고 있는 여러 보살세계의 티끌 수 같이 많은 행(行)을 얻을 수가 있었다.”고 하는 점이다. 즉 선재동자가 주야신의 거룩한 여러가지 모습을 보고 공경하는 마음을 냄으로해서 모든 세계의 모든 보살에게 공통되는 법(菩薩의 共法)을 얻을 수가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세계의 모든 보살에게 공통되는 법이라고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일체중생에게 두루 널리 선하고 자비로움을 베푸는 ‘보현행’이다. 그것이 모든 부처님들의 바램(願)이며, 하시는 일(行)이다. 모든 세계 모든 보살에게 공통되는 법은 부처님들의 원행(願行)을 지극한 마음으로 염(念)함으로써 여실하게 증득될 수 있는 것이다.
선재동자가 이 해탈문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묻자, 주야신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을 내게 함’이다. 나는 이 해탈을 성취하였으므로 모든 법의 성품이 평등함을 깨달았고, 법의 진실한 성품에 들어가 의지함이 없는 법을 증득하였으며, 세간을 여의었으면서도 모든 법의 모양이 차별함을 알고, 또 푸르고 누르고 붉고 흰 것의 성품이 실답지 아니하여 차별이 없는 것도 분명히 통달하였으며 또한 한량없는 모양의 육신을 나타낸다.
또한 잠깐잠깐마다 이러한 빛깔의 육신을 나타내어 시방에 가득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보거나 생각하거나 법문 말함을 듣거나 가까이 모시거나 하여, 깨달음을 얻게도 하고 신통을 보게도 하고 변화를 보게도 하되 마음에 좋아함을 따라 조복시켜 착하지 못한 업을 버리고 착한 행에 머물게 한다. 선남자여, 이것은 큰 원력을 말미암은 때문이며, 온갖 지혜의 힘에 의한 때문이며, 보살의 해탈한 힘에 의한 때문이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힘에 의한 때문이며, 크게 인자한 힘에 의한 때문으로 이와 같은 일을 짓는다.
선남자여, 나는 이 해탈에 들어서 법의 성품이 차별이 없음을 알면서도 한량없는 육신을 능히 나타내며, 낱낱 몸마다 한량없는 모습바다를 나타내고, 낱낱 모습에서 한량없는 광명 구름을 놓고, 낱낱 광명에서 한량없는 부처님의 국토를 나타낸다. 낱낱 국토에 한량없는 부처님이 나심을 나타내며, 낱낱 부처님이 한량없는 신통한 힘을 나타내어 중생들의 지난 세상에 지은 선근을 열어 내나니 심지 못한 이는 심게 하고 이미 심은 이는 자라게 하고 이미 자란 이는 성숙케 하며, 잠깐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중생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한다.”
위에서 설하고 있는 ‘중생을 교화해서 선근을 내게 하는 해탈문’은 일체법의 성품이 본래 평등함을 깨닫고, 모든 법의 진실한 본성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모든 분별과 집착을 떠나 중생들의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가지가지의 모습을 나타내어 무량한 중생들로 하여금 발심 수행하게 해서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법을 설하는 것이다. 주야신이 한량없는 육신을 나타낼 수 있는 근본은 지혜의 힘이요, 대원(大願)의 힘이다. 특히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는 일에 휴식이 없게 하는 데에는 대원의 힘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을 내게 하는 해탈문’의 법문에서도 원력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선지식의 명칭에도 대원이 모든 보살행을 정진케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보살행의 정진은 대원에서 나온다. 끊임없이 원을 일으키지 않으면 보살행의 정진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200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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