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 ‘중흥불사’
새해 들어 불교문화계에는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각 종단이 다투어 서울에 불교문화와 관련된 회관건립 계획을 발표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조계종은 현 서울 종로 조계사 안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건립했는데, 1차 공사가 마무리되어 2월 17일에 준공식을 갖는다고 하며, 이어 2차 공사도 금년 말까지 끝날 것이라 한다.
조계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인식하여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전승하고 활성화·대중화를 이루고, 나아가 한국불교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전통불교문화산업 지원센터’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예술의 전당 인근에 건립한다. 부지 1만여 평에 건평은 5천평의 규모로 2006년 상반기에 완공될 계획이라 하니 자못 기대가 크다.
한편 태고종도 ‘한국전통문화전수회관’을 종로구 사간동에 자리하고 있는 법륜사에 건립할 계획이다. 오는 6월에 시작하여 내년 8월경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 회관은 영산재를 비롯하여 불화, 단청 등, 주로 불교문화 가운데 무형문화재 분야의 전수를 위한 중심공간 역할을 다할 것이라 한다.
그 동안 불교문화 공간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 불자들도 안타까워 해왔다. 매우 뒤늦은 감이 있지만 아쉬운 대로 갈증을 풀게 되는 셈이다. 문화 공간 또는 전통문화를 산업화하기 위한 전문기관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려 온 입장에서 부디 이러한 사업이 원만히 이루어져 불교문화 중흥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빈다.
다만 이 사업이 단지 문화공간의 확보나 전문기관의 설립이라는 명분에 머물지 않고 내실을 기하려면 지금부터 사업계획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그 운영의 주체가 되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전문인력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자율성도 보장돼야 한다. 또한 불교계 전체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중복되는 사업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종단별이나 기관별로 특성화하거나 전문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기선(불교조형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