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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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쇠못 천개를 몸에 박더라도…
성불위해 모든 것 포기할 의지 있어야

어떤 일이든지 시작할 때의 마음 자세가 중요하듯이 불교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처음 의지를 세우는 초발심(初發心)이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도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시작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먼저 깨달음의 씨앗을 뿌려야 깨달음의 나무가 성장할 것이다. 처음 마음먹기가 어렵고 그 마음을 유지하며 수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불퇴전의 보리심을 내어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세우는 것이다.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높은 빌딩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면 반드시 굳은 결심이 서야한다.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면서 강인한 의지가 없으면 중도에서 포기하기 쉽다. 어떠한 난관에도 굴복하지 않는 의지가 있어야 소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강인한 의지는 목표 성취를 위한 에너지인 것이다. 연료가 떨어지면 목적지에 이르기도 전에 자동차는 멈추고 만다. 출발하기 전에 ‘의지’라는 에너지를 가득 채워야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성불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우리는 지금 가고 있다. 성불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성불하겠다는 의지를 굳히는 일임을 명심하며 다음의 경전을 살펴보자.
전생에 붓다가 보살이었을 때 다음과 같이 진리에 대한 마음(보리심)을 보여 주었다고 <현우경>에 전하고 있다. 전생에 붓다가 일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성불을 결심하고 나서, 진리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이야기가 몇 개 전해지고 있다. 한 때는 진리의 말씀을 듣기 위해 자기가 소유한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하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악신에게 자신의 육신을 바치기도 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전생에 보살은 비릉갈리왕으로 백성들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생활하도록 다스렸다. 어느 날 왕은 재물로 백성을 행복하게 만들었지만 진리로 백성들을 해탈하게 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며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누구든지 나에게 진리를 말해준다면 그의 소원을 모두 다 들어주겠노라”고 온 나라에 알렸다. 그때 노도차가 나타나 “만일 대왕의 몸에 천 개의 쇠못을 박으면 말해 주겠다”라고 제의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터무니없는 제의를 왕에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지만 왕은 말했다. “나는 탐욕, 분노, 무지로 오랜 세월에 걸쳐 생사를 반복하였다. 그 뼈를 모았다면 수미산보다 높을 것이요, 머리를 베어 흘린 피는 강물보다 많을 것이며, 흘린 눈물은 바닷물보다 많을 것이다. 이런 생사 반복은 헛되이 목숨만 버린 것이니 진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내 몸에 쇠못을 박더라도 진리를 구할 것이다. 진리를 얻은 연후에 그대들의 번뇌의 병을 끊어줄 것이다.”
왕은 노도차에게 먼저 못을 몸에 막으면 목숨이 끊어져 진리의 말씀을 듣지 못할지도 모르니 은혜를 베풀어 먼저 진리를 들려달라고 간청한다. 이에 노도차는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모두 덧없는 것이다. 태어난 자는 모두 괴롭다. 모든 것은 비어 실체가 없다. 진실로 나의 것은 없다.”
게송을 마치자 천 개의 못을 몸에 박았다. 그때 제석천이 나타나 물었다. “그대는 지금 고통을 견디어 내는 것은 진리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무슨 결과를 기대하는가? 제석천이나 전륜성왕이 되기를 원하는가? 마왕이나 범천왕이 되기를 원하는가?” 왕은 대답했다. “나는 삼계의 즐거운 과보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공덕으로 붓다가 되고자 합니다.” 제석천이 다시 왕에게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 왕은 마음속으로 “내가 진실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 몸이 회복되기를 기원한다”고 염원하자 왕의 몸이 본래 상태로 회복되었다.
씨가 뿌려지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는다. 순수한 말씀의 씨가 사람의 마음 밭에 뿌려지는 것이 불교 공부의 출발이다. 그 말씀의 씨가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어서 마침내 껍질이 터져 말씀 속의 생명의 씨가 발아되어 나올 때, 성장의 과정은 시작된다. 씨가 다 자라서 골격과 윤곽을 갖추었을 때가 성불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붓다처럼 성불을 위해 육신마저 희생하겠다는 의지가 확립되어야 말씀의 씨가 내 마음 밭에 심어지게 된다. 가르침의 씨가 뿌려져야 그 다음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보살핌이 필요하다. 씨도 제대로 뿌리지 않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다행히 우리는 부처님이 설해 준 경전 덕분으로 1000개의 못을 몸에 박지 않아도 진리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보살은 자신의 육신마저도 포기하면서 진리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였는데, 지금 우리는 붓다의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 이번 이야기를 통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200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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