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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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 <55>
수호일체성 주야신의 법문

선재동자는 적정음해 주야신의 소개를 받고 ‘모든 성을 수호하는 주야신(守護一切城主夜神)’을 찾아간다. 그 주야신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예배하고 나서, 보살들이 보살행을 닦을 때에 어떻게 중생을 이익케 하고, 가장 훌륭하게 중생을 거두어 주는지를 물었다.
이에 주야신은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매우 깊고 자재한 묘한 음성의 해탈(甚深自在妙音解脫)’을 얻었다”고 하면서, 자신은 큰 법사가 되어 거리낌 없이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잘 열어보이며, 중생을 이익케 하는 모든 일을 지어서 선근을 쌓는 일을 쉬지 않으며, 모든 중생을 지도하는 스승이 되어서 모든 중생을 일체지(一切智)의 도에 머무르게 하는 등등의 일을 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법으로 중생에게 베푸는 것은 선법을 내어 온갖 지혜를 구하게 하며, 온갖 지혜의 도를 돕는 법(助道法)을 모아서 마음에 항상 온갖 지혜의 지위를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주야신이 말하고 있는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의 해탈’의 경지는 한마디로 말해서, 말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대로 표현해서 중생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하는 경지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주야신은 이 해탈을 얻음으로 해서 큰 법사가 되어 아무런 걸림이 없이 자유롭게 모든 부처님의 법장(法藏)을 열어보여서 중생들로 하여금 선법을 내어 온갖 지혜를 구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의 해탈’을 얻어서 이러한 능력을 갖출 수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주야신은 그 내용을 주로 열 가지의 법계 관찰과 열 가지의 큰 위덕이 있는 다라니바퀴(陀羅尼輪)를 가지고 나타내 보이고 있다. 주야신은 먼저 “선남자여, 나는 이와 같은 깨끗한 법의 광명으로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여 선근과 도를 돕는 법을 모으게 할 때에 열 가지로 법계를 관찰한다”고 하면서 그것을 설하고 있다.
그 내용은 광대한 지혜를 얻어서 법계가 무량하고 무변함을 아는 것,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 들어가서 여러 여래에게 공경하고 공양할 수 있기 때문에 법계가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 여래의 한결같은 음성을 모든 중생이 알 수 있기 때문에 법계가 한 성품(一性)임을 아는 것, 여래의 서원이 모든 중생을 두루 제도한다고 하는 것을 통달하고 있기 때문에 법계의 성품이 깨끗함을 아는 것, 보현의 묘한 행이 일체에 두루하기 때문에 법계가 중생에게 두루함을 아는 것, 보현의 묘한 행이 널리 장엄하기 때문에 법계가 한 가지로 장엄함을 아는 것 등이다. 주야신은 “이 열가지로 법계를 관찰하여 선근을 모으며, 도를 돕는 법을 마련하며, 부처님들의 광대한 위덕을 알고, 여래의 부사의한 경계에 깊이 들어간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설하고 나서, 주야신은 다시 “이렇게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여 여래의 열 가지 큰 위덕이 있는 다라니바퀴를 얻는다”고 하면서 그것을 설하고 있다. 그것은 이른바 모든 법에 두루 들어가는 다라니바퀴 ? 모든 법을 두루 지니는 다라니바퀴 ? 모든 법을 두루 말하는 다라니바퀴 등이다.
주야신은 “이 열 가지는 일만 다라니바퀴로써 권속을 삼고 항상 중생에게 묘한 법을 연설한다”고 하면서, 중생에게 듣는 지혜(聞慧), 생각하는 지혜(思慧), 닦는 지혜(修慧)의 법 등을 갖가지로 말해서 불가설 법문으로 중생에게 얘기한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로써 법문의 한 단락을 마무리짓고 있다.
“선남자여, 나는 여래의 차별 없는 법계문바다에 들어가서 위없는 법을 말하여 중생들을 두루 거두어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현의 행에 머물게 한다. 나는 ‘이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해탈’을 성취하였으므로 잠깐잠깐마다 온갖 해탈문을 증장하며, 해탈의 경계를 수습(修習)하는 하나 하나의 방편에 의해 잠깐잠깐마다 모든 법계에 편만한다.”
수호일체성 주야신의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해탈’ 법문은 무엇보다도 법계를 올바르게 관찰할 수 있어야 선근을 모으고, 부처님들의 광대한 위덕을 알고 부사의한 경계를 알게 되어 갖가지 법으로써 중생에게 묘법을 설할 수 있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그들을 일체의 세계에서 두루 널리 깨달음의 행을 실현해 보이는 보현의 행에 머물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해탈법문은 모든 존재의 실상(實相)을 진실되게 이해해서 그것을 묘한 법문으로써 자유자재하게 꽃피워냄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선지식의 이름이 ‘모든 성을 수호하는 주야신’인 것은 경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주야신이 “무명에 가려서 생사를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밤과 같은 윤회의 어두운 삶 속에 있는 중생들 중에 홀로 깨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의 성(心城)을 수호하고 삼계(三界)의 성을 버리게 하여 온갖 지혜의 위없는 법의 성(法城)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인 것이다.
<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200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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