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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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 입법계품 <53>
보구중생묘덕 주야신의 법문

선재 동자가 ‘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묘한 덕 주야신(普救衆生妙德主夜神)’이 있는 곳으로 가니, 그 주야신은 선재 동자를 위하여 ‘보살이 온갖 세간에 나타나서 중생을 조복시키는 해탈’의 신통한 힘을 보이고, 여러가지 거룩한 몸매로 몸을 장엄하며, 양미간에서 ‘지혜의 등불을 두루 비추는 깃발(智燈普照幢)’이라고 하는 큰 광명을 발하였다. 그 광명은 한량없는 광명으로 권속을 삼았으며, 모든 세간을 비추고는 선재 동자의 정수리로 들어가서 온 몸에 가득하였다.
이렇게 하여 선재 동자는 ‘끝까지 청정한 바퀴삼매(究竟淸淨輪三昧)’라고 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즉 그는 낱낱의 티끌 속에서 끝이 없는 세계의 생멸변화, 우주의 구조, 모든 중생들의 살아가는 모습 등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이와 같은 여러 세계의 여러 길에서 보구중생묘덕 주야신을 보았는데, 온갖 때와 여러 곳에서 여러 중생의 형상과 말과 행동과 이해를 따라서 방편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 그들에게 알맞게 교화하면서 중생들의 고통과 공포를 없애주고 있었다.
이때 선재 동자는 이 주야신의 이런 신통의 힘과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경지와 두루 나타나 모든 중생을 조복시키는 보살의 해탈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 엎드려 예배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러러 보았다. 이때 선재 동자는 보구중생묘덕 주야신에게 이 해탈을 얻은 지는 얼마나 오래 되었으며, 어떠한 행을 닦아서 청정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주야신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이것은 알기 어려우니 모든 하늘이나 인간이나 이승(二乘)들도 헤아리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보현보살의 행에 머무른 이의 경계이며,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이의 경계이며, 모든 세계에서 부처님의 종자를 계승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는 이의 경계이며, 모든 부처님의 법에 머물러 지니는 이의 경계인 까닭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주야신은 자기가 터득하고 있는 법문의 유래를 그의 본생(本生)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지나간 옛적 티끌 수겁 전에 사천하의 염부제에 ‘보배꽃 등불’이라고 하는 나라가 있고, 그 나라에 ‘비로자나 묘한 보배 연꽃상투’라고 하는 전륜왕이 있었는데, 왕의 부인의 이름은 ‘원만한 얼굴’이었고, 딸의 이름은 ‘넓은 지혜의 불꽃 미묘한 덕의 눈’이었다.
수미산 티끌 수의 부처님이 그 곳에서 출현하셨는데, 첫 부처님의 이름은 ‘보지보염묘덕당(普智寶焰妙德幢)’이었다. 그 여래께서는 중생의 마음을 따라 그 앞에 나타나서 법륜을 굴리고 낱낱 세계에서 한량없는 중생에게 나쁜 길의 고통을 여의게 하고, 하늘 세계에 태어나게 하기도 하며,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게 하기도 하였다. 또한 한량없는 중생에게 보리심을 내게 하고, 보살의 도에 머물게 하며, 보살의 훌륭한 행과 원에 들어가게 하고, 보현의 청정한 행과 원에 머물게 하기도 하였다.
그때 보현보살이 그 성중에 이르러 큰 광명을 놓아 모든 것을 비추고 지금 이 나라에 부처님이 출현하셨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이때에 전륜성왕의 딸은 보현보살의 모습을 보고는 환희한 마음으로 “원하옵건대 나도 그와 같이 모든 중생에게 지혜의 광명이 되어 저들의 캄캄한 무명을 깨뜨리게 하소서. 내가 태어나는 곳마다 이 선지식을 항상 떠나지 말게 하여지이다”라고 발원하였다.
그 때에 전륜왕은 권속과 함께 나서 부처님을 뵙고 여래의 출현을 찬탄하며 가지 가지의 광대한 공양거리를 허공에 가득히 장식하였다. 전륜왕의 딸도 장신구를 풀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이 때 여래께서 경을 말씀하시니 전륜왕의 딸이 이 경을 듣고 일만 가지 삼매문을 성취하고, 한없이 거룩한 여러가지 마음을 얻게 되었다. 그리하여 보현보살의 큰 서원을 일심으로 생각하며 모든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하려는 서원과 모든 중생을 조복시키려는 서원 등 열 세계의 티끌 수 서원바다를 세워서 보현보살이 가진 큰 서원을 성취하려 하였다.
그 외에도 그녀는 과거 무수한 세계에서 항상 보현보살의 인도에 의해 보리심을 발하고 무량한 부처님을 공양하였으며 그분들이 설하는 법문을 들었다. 그리하여 저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온갖 지혜 광명을 얻고 모든 보현의 행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가 바로 지금의 보구중생보덕 주야신이다.
보구중생묘덕 주야신이 설하고 있는 ‘보살이 온갖 세간에 나타나서 중생을 조복시키는 해탈’법문은 보살이 세간에 머무르면서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법을 설하는 것이다. 경문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이 법문이 근거로 하는 선지식은 보현보살이고, 궁극적인 지향점은 일체 세계에서 두루 널리 자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보현행이라고 하는 점이다. ‘널리 중생을 구호하는 묘한 덕(普救衆生妙德)’이라고 하는 주야신의 명칭도 결국은 보현의 덕을 나타내는 것이다.
<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200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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