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기명사설
조계종이 제9회 포교사고시를 끝내고 이번에 또 349명의 포교사를 배출했다. 이번 포교사고시에는 공무원, 군 장성, 교사출신이 대거 합격했다. 지원자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지역별, 계층별 분포가 다양해짐으로써 포교의 전방위활동이 기대되고 있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조계종이 1982년 3월 포교사를 배출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4700여명의 포교사가 양성되었으며, 포교사고시를 통해 배출된 유자격 포교사만 해도 국제포교사를 포함해 2000여명이 넘는다.
돌이켜보면 현대 한국불교는 60년대에서 90년대에 이르기까지 근40여 년간을 비구·대처 분규와 종단 내부갈등에 휩싸여 종교로서의 주요 본분사인 포교를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포교와 포교사에 대한 경시풍조는 타종교의 적극적인 선교활동과는 대조적으로 불교인들의 포교의지를 위축시켜 왔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조계종이 뒤늦게나마 포교사 제도를 입법화하고 포교원을 설립해 적극적인 포교활동에 나서 오늘날과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실로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교사들도 지난 99년 1월 자체적으로 포교사단을 구성해 현재 전국 6개 지역 90개 포교활동팀을 자체적으로 편성하고 지역운영위원회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포교는 아직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능력과 자질을 갖춘 포교사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일 못지 않게 포교사가 본인의 서원과 능력을 펼쳐나갈 장이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당면과제다.
어렵게 따낸 포교사 자격증을 장롱 속에 묵히고 있는가 하면, 그것을 겨우 명함대용으로 밖에 쓰지 못하는 포교사들이 아직도 부지기수다. 이제는 포교사의 종단적 활용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무원이나 본사 차원에서 상임포교사 배치를 제도화하고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포교사를 열성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활동케 하는 원동력임과 동시에 결국 포교를 활성화하여 불교의 저변을 확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수(본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