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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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수동국대 한의학 교수
육바라밀 면역법

일찍이 부처님은 욕심을 바탕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면 반드시 악업의 인연으로 몇 배의 대가를 받는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 인간의 모습이 그렇다.
최근 들어 광우병, 조류독감, 사스 같은 해괴한 전염병으로 온 지구가 야단이다. 발생 지역은 미미하지만 그로 인하여 불안한 마음이 증폭되어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니, 경기 위축과 함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어 살심(殺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질병은 치료에 있어서 항생제를 남용하는 등 종(種)의 천성에 따른 삶에 인간이 지나치게 간섭한데서 발생하고 있다. 가축이나 가금류를 더 많이 양산하기 위한 욕심으로 좁은 공간에서 집단적으로 사육하고, 먹이 역시 순리에 어긋나게 감염된 양의 뼛가루를 사료에 배합하여 소에게 먹인 결과인 것이다.
이런 행위의 근저에는 다른 생물들의 종(種)을 배려하는 마음이 배제된 인간의 탐심과 이기심이 깔려 있다. 따라서 예전에는 없었던 조류독감이나 광우병과 같은 괴질은 인간의 이기와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과보인 셈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과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며, 하늘과 땅의 수승화강(水升火降) 기운에 의하여 삼라만상이 생긴 것이고, 단지 그 중 하나가 인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생명질서를 수없이 무너뜨려 왔다.
병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치료하는(治)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理) 것이다. 리(理)는 옥돌에 물결로 인하여 새겨진 자연스러운 무늬를 뜻하는데, 상대편을 죽이지 않고 서로 공존 화해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어떤 바이러스를 없애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약재를 개발하면 그 다음에는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생겨난다.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보면 살아남기 위해서 더 강력한 독성을 만들어 내고, 또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 하늘의 관점에서 보면 천성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살려고 하는 몸부림이요 의지인 것이다. 이러한 입장 차이로 인한 원망과 반발심이 순리를 거스르고, 이같은 행위가 누적 되어 새로운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정기(正氣)를 보(補)하면 자연히 사기(邪氣)가 없어진다고 말한다. 흔한 말로 면역이 증가하면 병이 잘 걸리지 않는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조류독감과 같은 신종 질병을 예방하는 최상의 방법은 면역을 기르는 방법이겠지만, 육바라밀(보시, 인욕, 지계, 정진, 선정, 반야)을 실천하는 일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보시는 탐심을, 지계는 화내는 마음을, 인욕은 잘 난체하는 마음을 제거하니, 이 세 가지를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면 선정에 이르러 마음이 편안해지고 지혜가 나서 의심이 없는 반야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었을 때 인체의 정기가 강해지고 결국은 모든 병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조류독감, 광우병 등과 같은 질병은 한 개인이나 한 국가만 주의한다고 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모든 인류가 이같은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데 동참해야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부처님 시봉하는 밝은 마음으로 삼라만상의 모두를 부처님으로 공경하고 하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서로 공생하는 대승적인 마음을 공유해야 만이 지금의 병리적 혼란에서 헤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200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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