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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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을 보내며
상식이 통하는 세상 오길

2003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작년에 잘한 일을 다시 발심하자며 시작했던 선재의 이야기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미군 궤도차에 스러져간 우리의 중학생들을 추모하는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이라크를 침공하고 우리에게 전투병 파병을 요청하기까지, 올해는 유난히 미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과연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 한 해였다.
선재가 무엇보다 답답했던 것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현실이었다. 다른 이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아무런 사과 없이 사건을 무마시키는 미국의 행동은 차라리 다른 나라니까, 라고 위안을 삼으며 조금은 참을 만 했다. 선재를 더욱 화나게 했던 것은 같은 입으로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우리 정치인들의 모습이었다. 오랜 세월을 여당으로 있으면서 지금의 어려운 형편을 만들어낸 장본인들이 정작 지금은 야당이라는 이유로 거침없는 말들을 서슴지 않고 한다. 요즘 들리는 비리 사건들이 온전히 자신들의 이야기면서 언론 탄압을 외치고 독재 정권타도와 단식 투쟁을 외친다.
선재가 말하는 상식이라는 것을 부처님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법’이다. 자연 그대로의 당연한 법칙을 따르자는 말이다. 중아함 <상적유경>에서는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연기의 법은 내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다. 여래가 세상에 나오건 안 나오건 간에 이 법은 상주(常住)요, 법주(法住)요, 법계(法界)이니라. 여래는 다만 이 법을 자각하여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중생들에게 설하느니라”고 한다. 이처럼 변치 않는 진리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성불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잡아함 <박카리경>에서 부처님은 박카리 비구에게 “법을 보는 자가 여래를 보리라”고 말씀하신다. 상식 그대로 사는 세상,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이런 세상이 우리 곁에 왔으면 좋겠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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