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주범 車 너무 많다”
정부가 연말 내 북한산 관통도로 문제를 결론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문명과 도로에 관한 포럼이 열렸다. 우이령보존회(회장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 주최 제1회 우이령포럼 ‘자동차 문명과 도로 -필연인가, 선택인가’는 현고 스님(조계종 기획실장), 미산 스님(조계종 사회부장) 등 불교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1월 27일 한국걸스카우트 회관 9층에서 개최됐다. <정리=남동우 기자>
불필요한 도로 건설 사례 적극 홍보
심재응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부장
2003년 11월 22일 전국 만 20세 이상의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자동차 문화와 도로에 관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최대허용 표본오차 +/-4.9%)’ 결과 응답자 중 80%는 많은 도로를 건설하는 것만으로는 교통난을 줄이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82%는 우리나라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자동차가 너무 많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55%가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함을 지적했다. 응답자 중 73%는 자동차가 환경파괴와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이며, 56%는 자동차 소유자가 환경오염비용을 더 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응답자들은 환경오염과 교통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자동차 회사가 저공해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하도록 의무화할 것 △오염발생차량 단속 강화와 벌과금 인상 △대기오염이 심한 경우 차량운행 제한 △대도시 외곽에 주차장을 설치해 도심 진입을 감소시킬 것 △교통법규 강화 등을 순차적으로 꼽았다.
따라서 불필요한 도로를 건설해 예산을 낭비한 사례 또는 환경을 파괴해 도로를 건설한 사례와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일반 국민에게 전달·홍보하고, 자동차 제조사가 저공해, 대체 에너지 자동차를 의무적으로 생산해 판매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 판매, 보유, 이용자가 환경오염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승용차 요일제 의무화 실시 등의 차량운행 제한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다.
자전거도로 등 대체 교통수단 필요
김 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이사
자동차라는 물건은 근본적으로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 70kg짜리 사람 하나 내지 다섯을 옮겨 놓기 위해 12,000개의 부품으로 조립된 1,500kg짜리 쇠붙이가 움직여야 한다는 설정 자체가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자동차 설계과정과 생산방식에서 고려되어야 할 부품 통일과 폐차 재료의 재활용이 아직도 원시적 수준에 있다. 연비가 좋아졌다고 하나 그것은 거짓말에 불과하고, 안전문제는 오랫동안 도외시 돼 왔다. 특히 자동차를 타는 근본목적인 시간절약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동차는 공해발생의 일등 원흉이 됐다. 게다가 자동차는 원래 위험한 물건이다. 그래서 ‘달리는 흉기’라고 한다. 랄프 네이더에 의하면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격의 총합계보다 자동차로 인한 한 해 동안 사고의 피해액 총계가 훨씬 더 많다. 단순한 사업이나 장사로 치더라도 타당성, 사업성, 수익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은 왜 자동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서양 사람들을 개별 교통수단을 좋아한다. 자동차는 자신감, 독립심을 심어주고 인간 활동의 기동성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자동차는 사람을 게으르게 하고 외롭게 하고 의타적으로 만들었다. 사대문 안에 차 없는 도시, 모든 도로의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화, 진정으로 걷고 싶은 거리, 전차 부활 등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