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보전위한 공원법 개정 절실
북한산국립공원·수락산·불암산 관통도로 저지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11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립공원 정책 진단을 통한 공원내 개발사업의 문제점 검토’ 토론회를 개최했다. 50여명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윤주옥 사무국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국립공원 정책 부재로 인한 공원 내 대규모 개발사업 분석’을, 엄서호 교수(경기대 관광학과)는 ‘국립공원 정책 평가-수요자 차원’을, 신영철 교수(대진대 디지털경제학과)는 ‘국립공원 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정리=남동우 기자〉
관리시스템 총체적 점검 필요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이념의 부재로부터 출발해 관련법과 제도, 관리 기구 및 비용, 자원 관리 방식 등 전 분야에 걸쳐 문제점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자원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이 미흡해 공원 내 서식·분포하는 희귀 동·식물 및 외래 동·식물에 대한 조사 및 연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적절한 탐방 프로그램 및 탐방객안내소 등 탐방편익시설과 인력이 부족하고, 시설관리 역시 재정비돼야 한다. 국립공원관리체제도 다원화돼 자원관리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잦은 인사교체와 비전문성이 문제되고 있다.
자연공원법으로 3종류의 자연공원과 사적자원, 해상·해안국립공원을 관리하는 등 현 자연공원법은 근본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으며, 국립공원지정 이후 접근도로 개설 및 집단시설지구 개발사업 외에는 공원 내 정비 및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환경부는 관광·위락형 시설 및 단순 통과용 도로 등이 국립공원 내 설치될 수 없도록 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법에 남아 있는 여러 개발법적 요소들을 삭제하고 자연 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환경 보전 중심으로 자연공원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또한 공원 내 도로 관리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공원 오염을 최소화하는 방법들이 모색해야 한다.
벌통형 방식으로 환경오염 최소화
엄서호
경기대 교수
관광학과
국립공원 내 지역주민들은 사유재산권 침해에 따른 보상과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개선, 주민관광 사업에 대한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립공원 밖 지역주민들은 삭도(케이블카) 설치 등 국립공원 개발을 요구하고 있고, 국립공원 입구는 난개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 집단시설 지구는 경관훼손은 물론 사업성도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벌통(각종 관광시설)을 기존도시/취락 지역에 위치시키는 벌통형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집단시설 지구 기능을 공원 밖으로 추방시키면 국립공원 내 환경훼손을 최소화 및 생태관광 분위기를 조성을 꾀할 수 있다. 또 국립공원 내 취락지구 자연 친화형 민박시설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주변 도시나 취락지구 관광시설 개발 유도로 개발이익을 지역으로 환원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성수기 시 거점지역 숙박과 셔틀버스 이용으로 교통혼잡을 해소할 수 있고, 숙박시설 선택 다양성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벌통형 방식을 채택할 경우 난개발과 기존 국립공원 대부분의 경우 집단시설지구 제척 불가능, 주민들의 관광시설 요구 급증 등의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 이 경우 완충지역 설정과 신규 지정 국립공원부터 적용, 기존 국립공원 중 집단시설 지구 제척가능 지역을 검토, 취락지구내 주민주도형 숙박시설 규모 제한과 개선지원 등의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북한산 관통보다 우회가 더 비용절감
신영철
대진대 교수
디지털 경제학과
자연환경자원의 총 가치는 사용가치와 비사용가치로 이뤄져 있다. 사용가치는 해당 대상을 직·간접적인 이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유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이고, 비사용가치는 해당 대상의 직·간접적인 이용과 관련되지 않은 여러 가지 이유로부터 발생하는 편익을 말한다.
시공사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북한산 관통도로 대신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경우의 비용은 교통혼잡비 1조5천억원에 추가공사비 7천억원 중 보상비를 제외한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논문 중에 조건부가치측정법을 이용해 북한산 국립공원 보존가치를 추정한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북한산 국립공원을 현재대로 보존하는 것의 가치는 국민 1인당 16,198원(1999년 가격)이었다.(이충기·한상열)이 금액대로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북한산 국립공원의 보존에 부여하는 가치는 연간 7,300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은 비사용가치인 보존가치만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향후 보존가치를 할인율 7.5%로 현재가치화하면 거의 10조에 이르는 금액이 된다.
북한산 관통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북한산 우회도로가 북한산 관통터널보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