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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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오 스님 (上)
태국 최초의 비구니사원 설립

오늘날 태국에서 비구니 수계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나콤파돔(Nakhonpathom) 지방에 태국 최초로 여성 불자들을 위한 사원을 설립한 타 타오(Ta Tao, 본명 Voramai Kabilsing) 스님과 그의 속가 딸인 방콕 탐마사트대학 찻수만 카빌싱(Chatsumarn Kabilsing) 교수이다.
젊은 시절 학교 교사였던 볼라마이 카빌싱은 결혼해서 딸을 한 명 낳았다. 딸을 키우면서 그녀는 종교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그런만큼 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도 깊어져 갔다. 40대에 들어서자 그녀는 드디어 삭발을 단행하고 방콕에서 존경받는 한 비구 스님에게 8계의 수계를 부탁했다. 그녀는 8계를 받았지만, ‘마에지(Mae Ji, 재가자로서 5계나 8계를 수지한 태국의 삭발 여성 수행자)’의 흰색 법복을 입지 않고 엷은 황색 법복을 입어 스스로를 마에지와 비구 양쪽으로부터 구별했다.
이듬해인 1957년, 그녀는 방콕 인근의 나콘파톰 지방에 부지를 매입, 여성 불자들이 머물 송다르마 칼리얀티 사원(Watra Songdharma Kalyanti)을 건립했다. 또 어린이 학교와 고아원을 세우고 월간지와 단행본도 출판했다. 지난 37년 동안 보라마이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재가자들을 돕는 보살행을 펼쳐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제자들을 위해 주말마다 사원에서 정기적인 법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정식 비구니계를 받지 못한 보라마이에게는 승단의 일원으로서 적지 않은 활동의 제한을 받았다. 이에 따라 먼저 중국 교단으로부터 비구니계를 받으려고 시도했지만, 불가능함을 알게 된 그녀는 1971년, 대만에서 타타오라는 법명으로 비구니계를 수지하였다.
타타오 스님의 속가 딸인 찻수만 카빌싱 교수는 여성 불교에 대한 어머니의 이런 헌신적인 원력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찻수만 교수는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 위해 태국에서는 물론 인도와 캐나다의 대학에서 불교를 전공하였다. 그녀는 학술활동을 통해 ‘마에지’의 대변자로도 유명해졌으며, 동시에 상좌부 불교국가의 비구니 교단 건립과 불교에서의 여성 지도력 향상을 주장했다. 탐마사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성불교와 관련한 논문과 서적을 출간하는 일 외에도 불교계 여성들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84년, <국제 여성 불자 운동 회보(Newsletter on International Buddhist Women’s Activities)>를 간행하기 시작, 현재 38개 국에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찻수만 카빌싱 교수는 비록 재가 여성이지만, 타타오 스님을 도와 태국에서 비구니 교단 건립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아야 케마 스님처럼, 여성 불자들이 자신의 종교적 염원을 완전히 성취하기 위해서는 비구니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때에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에게 태국 재가신도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현실적인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교단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타오 스님이나 찻수만 교수가 선정 수행이나 불교 의식에만 전념하는 그런 비구니 교단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비구니라면 자신을 지원하는 신성한 교단의 힘을 통해 태국은 물론 세계를 위협하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김재경 기자
200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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