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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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선·악의 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의 뉴스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비자금’이라고 할 정도로 온통 비자금 이야기들이다. 어느 정당이 어느 대기업한테서 얼마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한창이더니 드디어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소식까지 들린다. 이 전직 대통령을 말하자면 선재는 참 할 말이 많다. 일전에는 법원에서 금융권에 있는 자신의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해서 선재를 웃겼다. 결국 법원의 집행에 따라 집안의 물건들을 경매 처분하느라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수천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법원과의 실랑이는 그에 대한 추징금 2,204억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가보면, 아무도 동의해 주지 않은 대통령 자리를 광주를 희생으로 삼아 강제로 앉았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을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전직 대통령이니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든지, 정말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어이없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차라리 손을 끊을지언정 옳지 못한 물건은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사미십계법>의 말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고 선재는 생각한다. 그러나 “시주한 물건이나 대중의 것, 나라의 것, 개인 소유물을 빼앗거나 훔치거나 속여 가지지 말라. 세금을 속이거나 배삯을 안 내는 것은 모두 훔치는 행위이다”와 같은 경전의 말씀은 어쩌면 그렇게도 이 상황에 딱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업을 피할 만한 곳은 산도 아니요, 바닷 속도 아니며, 땅에도 없고 하늘에도 있지 않다. 그림자가 사람을 따라가듯이 선악의 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근본설일체유부 비나야잡사>가 전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선재는 믿는다. 꼬리가 잡힌 100억원은 이제 과보의 시작이다. 나라를 훔친 전직 대통령의 모든 것이 드러나는 날 선재도 세상에 대한 희망을 새롭게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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