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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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말
말하는 일 자체도 경계해야

송두율 교수가 귀국하고 나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선재는 그가 김철수인지 아닌지, 간첩 행위를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없다. 북한의 고위 관리가 우리나라로 망명하고 양국의 정상들이 가슴을 맞대고 부둥켜안는 이 시대에 그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위대한 수령님’을 외치던 사람들이 남한에 오자마자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우리 노동자들의 비행기를 폭파시킨 테러범마저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선재가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송두율 교수 문제를 계기로 ‘불순 세력이 정부 안에 깊숙히 침투되어 있다’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정치인의 입이다.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이라서 그런지 그 정치인의 말은 늘 우리를 놀라게 한다. 여전히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모양이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자세하게 알려주니 말이다. 하지만 늘 근거가 없다. 퇴직한 안전기획부 직원에게 전해지는 정보가 잘못된 것인지, 원래 그 부서는 그런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는 곳인지, 선재는 그것이 궁금하다.
“무서운 불길같이 입에서 나온 말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일체 중생의 불행은 그 입에서 생기니,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법구경>의 말씀이다. 노자도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이며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知者不言 言者不知)”고 하였다. 말하는 일 자체가 경계해야 할 일인데, 더욱이 근거없는 말을 쏟아내는 그 정치인은 어떤 마음일까?
불교에서는 늘 행동과 말과 생각의 세 가지 업을 짓지 말라고 가르친다. 나아가 세 가지 업을 부처님의 그것(三密)으로 하라고까지 한다. 책임지지 못할 말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만도 못하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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