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희 (취재2부 기자)
국민가수로 유명한 조용필 씨가 출연했던 10월 14일 울산시 울주군 용암사의 산사음악회에서 입장료 환불 소동이 일어났다.
조용필 씨의 측근은 “사찰 측에서 구명시식을 하는데 초청받아 부인 고(故) 안진현 씨의 천도재를 지낸 인연도 있어 수락했다”며 참석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가보니 ‘조용필과 함께하는 산사음악회’라는 거창한 이름의 공연이 마련돼 있어 매우 당황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미 모인 천여 명의 관람객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친구여’ 한곡만을 부르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미니콘서트 규모의 공연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용암사 측은 그와 다른 입장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한 신도는 “가수를 초대하는 것은 당연히 노래를 해달라는 뜻 아니냐”고 말했다. 또 공연 입장료로 받았다고 알려진 연등비 3만원에 대해서는 “이 행사를 통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사찰입구를 보수하고, 남은 수익금은 수재민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었지만 환불 소동으로 인해 한 푼도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참신한 기획과 치밀한 준비 없는 산사음악회는 포교마당도, 문화마당도 될 수 없다. 산사음악회가 불교계만의 집안행사에서 그치지 않고, 일반 대중 모두에게 열린 포교의 장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용암사’가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