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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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탈당
중도의 정치를…

대통령이 탈당을 했다. 보도를 보면 정권 말도 아니고 집권 초기에 대통령이 탈당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사실 대통령제라고 하면서도 대통령이 정당에 소속되어 있고, 또 그것 때문에 여당이니 야당이니 하는 표현을 보면서 선재는 그간 꽤나 의아스럽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의원내각제적인 성격이 너무 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대통령에게 당적이 없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여당이 없으니 당정회의가 없을 것이고 모두가 여당이자 야당이니 이제 대통령은 직접 각 당과 협의를 해야 한다. 내년에 있을 선거에서도 ‘집권당에 편의를 주었네’, ‘내각이 선거에 개입했네’하는 말이 사라질 것이다. 선재는 비로소 공정한 정치가 이루어질 것이란 꿈을 꾸어본다.
<잡아함경>에 보면 “네가 만일 저쪽을 그르다 하면 저쪽 또한 너를 그르다 하리니, 그 중간을 취함이 아니면 이는 곧 고통이니라”하고 경계한다. 정당하지 않은 판단에서 한쪽 편을 들 경우의 폐해를 지적하는 말이다. 정당에 소속된 대통령이라면 어쩔 수 없이 한쪽 편을 들 수밖에 없을 테니, 그동안의 우리 정치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하겠다. 이제 탈당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中道)를 걷는 길뿐이다. 중도는 정도(正道)라고 누누이 설명되고 있지 않은가.
다시 <잡아함경>의 말씀. “세간이 생기는 모습을 여실히 바로 보면 세간이 없다는 견해가 있을 수 없고, 세간이 사라지는 모습을 여실히 보면 세간이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여래는 그 두 끝을 떠나 중도에서 설한다.”
집권 초기의 대통령 탈당은 우리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중요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합의를 끌어내느라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소중한 경험을 선재는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다. 신당에 입당하거나 하는 일 없이 말이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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