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대상의 불가분성 강조
“행복과 사랑을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이 동체대비심 그리고 지혜, 관용의 정토를 창조하기를…. 우리의 수행이 어떤 편견도 없는 올바른 실천적 동기와 결합되기를 발원합니다.”
인도 삼텐체(Samten Tse)수행센터 원장인 칸드로 린포체(Khandro Rinpoche)는 티베트 불교 닝마(Ningma) 파의 수장인 민드롤링 티첸(Mindrolling Tichen) 스님의 딸로서, 1967년 인도 칼림퐁(Kalimpong)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그는 제 16대 카르마파(Karmapa)에 의해 유명한 비구니 고승이었던 칸드로 우곈 쏘모(Khandro Ugyen Tsomo)의 환생으로 공인받았다.
이에 따라 칸드로 린포체는 티베트 불교의 카규(Kagyu)파와 닝마파로부터 모두 인정받는 스승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영어, 티베트어, 힌두어에 능통한 그는 인도의 ‘성 요셉 수도원’과 ‘성 매리 수도원’ 등에서 현대 교육을 받았다.
칸드로 린포체는 1987년부터 유럽과 미국, 남아시아의 카규 및 닝마파 사원에서 활발하게 출·재가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가 설립한 삼텐체수행센터에서는 사미니와 서구 여성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이 곳에서 그는 교학과 수행에 대한 비전과 이상을 쏟아부으며, 출가 및 재가 수행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젊고 개방된 생각 때문인지, 칸드로 린포체의 수행 지도는 쉽고도 유머있는 법문으로 현대인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장점이 있다. 이를 테면 칸드로 린포체는 ‘명상’을 전혀 신비한 것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최상의 명상은 대체 명상이란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겁니다.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인간으로서 태어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인간으로 태어남으로써 우리는 어느 정도의 감각과 지혜를 지니게 됩니다. 그것을 가지고 우리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그 해답이 바른 것인지 여부를 인식하고 자각합니다. 이것이 명상입니다.”(1995년 ‘카규 라이프 인터내셔날’ 중에서)
이처럼 그는 ‘영적인 명상’이란 간단히 말해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지나친 ‘깨달음 지상주의’도 또다른 욕망임을 경계한다. ‘깨달음을 향한 엄청난 경주’ 때문에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성이란 것이 진정 어떤 의미인지, 명상이란 것이 실제로 어떤 것을 뜻하는 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깨달음에만 매달려 인간으로서의 바른 삶을 소홀히 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때문에 그는 마음과 대상의 불가분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교의 가르침에 있어서 명상의 참된 의미는 진리, 모든 것의 실상을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강승(Vajrayana)의 가르침에서 아시는 바와 같이 일체는 그 사람의 마음에서 투사된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는 대상, 느끼는 대상, 생각하는 대상은 이 마음이 그것을 투사하고 느끼고 이해하는 한 그곳에 있는 것입니다. 마음의 자연스런 전개는 현재의 나, 내가 투사한 것과 분리될 수 없으며, 이 둘의 불가분성은 우리가 항상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계속)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