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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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핼리팩스 (上)
시민운동·교도소 포교 선구자

“자연스러운 명상은 다른 모든 노력들을 풍부하게 합니다. 하루 두 번의 수행은 구명(救命) 활동이나 다름없습니다. 죽어가는 사람이나 교도소 수감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여러분은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늘 새롭게 반응해야 합니다. 스즈끼 선사가 말했듯이 ‘초발심(初發心)’으로 말입니다. 글래스먼 노사는 그것을 ‘모르는 마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은 자아를 잊는 수행으로부터 가능합니다. 두려움 없는 이 마음은 ‘저절로 그러한’ 마음이기도 합니다.”(<생산적인 어두움> 중에서)
프랑스 자두마을에서 전 세계에 평화사상을 전하고 있는 틱낫한 스님의 제자인 조앤 핼리팩스(Joan Halifax). 틱낫한 스님이 이끄는 접현종(接現宗, Order of Interbeing)의 재가법사인 그는 콜롬비아대학교, 마이애미 의과대학, 신 사회과학 연구소, 학제간 연구를 위한 나로파협회와 캘리포니아협회에서 강의하고 있는 학자이자 교도소 포교의 선구자로 이름높다.
조앤은 1960년 후반부터 불교 수행을 시작해 1976년, 한국의 숭산 선사로부터 계를 받았다. 그후 그는 1990년, 틱낫한 선사의 법제자가 되어, 접현종의 법사가 되었다. 조동종 선사들과도 교류가 깊은 그는 베르나이 글래스먼 노사와 지슈 홈즈 선사와 함께 ‘평화주의 선종’의 공동 설립자가 되기도 했다.
조앤은 1970년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일해왔다. 이때부터 그는 환경과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부 플로리다와 아시아, 아메리카 토착의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일했다. 1979년, 그는 자신이 1990년까지 근무했던 오자이재단(The Ojai Foundation)을 설립했다.
이같은 의료활동과 동시에, 조앤은 뉴멕시코 산타페의 체로고르도산 아래 둥지를 튼 우파야(Upaya)선원을 창건했다. 이 곳에서 그는 수행과 불교 강의에 몰두하는 한편 뉴멕시코 형무소의 중죄인과 교도관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을 위한 ‘죽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작가이자 시민운동가, 학자,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존재인 그는 미국에서 악명높은 교도소들을 대상으로 ‘형무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는 사형수들과 무기수들을 대상으로 상담하면서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우파야선원에서 그는 급하고 거친 사람들의 심성을 평안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자신 제자들에게 시원한 산들바람 같은 역할을 해왔다.
조앤은 ‘스승의 역할에 대해 묻는 어느 제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스승은 안내자가 아니라 오히려 여행자이자 참 자기를 찾아가는 순례자입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우리 모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숲속의 ‘길없는 길’을 여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승들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지도책은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줄 수는 있지만, 진정한 배움은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붓다와 예수의 정신에 대한 직접적인 깨달음은 ‘당신 자신이 등불이 될 때’만 가능합니다.”
결국 조앤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신 ‘진리와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法燈明 自燈明)’는 가르침을 제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계속)
김재경 기자
200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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