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가르침 따르지 말라
또 종교 이야기가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다. 21세기는 정말 종교의 시대인가 보다.
‘세계연합 승리제단’이라는 이름의 종교단체의 교주가 사람을 죽이도록 시키고 암매장했다는 혐의로 구속되었다. ‘영생교’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이들은 ‘감로이슬성신’이라는 현상을 자신들의 합리화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사람을 잘 살게 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일텐데 자신을 배반한 사람들을 죽였다는 이들을 종교인이라고 해야 할지 선재는 당혹스럽다.
선재는 무엇이 바른 믿음이고 무엇이 미신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경전에서는 다섯 가지 잘못된 견해를 제시하며 바른 믿음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자아에 집착하는 견해’, ‘극단적인 것을 고집하는 견해’, ‘인과의 도리를 부정하는 견해’, ‘잘못된 것을 진실이라고 여기는 견해’, ‘잘못된 계율을 바른 것으로 집착하는 견해’에 빠지면 길을 잃고 헤매는 꼴이다. 미혹(迷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숫타니파타>에서도 “상서로운 점이나 천변지이(天變地異)의 점이나 꿈 점이나 관상을 잘 본다 해도 안된다. 길흉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만이 세상에서 바른 길을 걸어간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실체도 알 수 없는 ‘이슬 사진’을 보고 교주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었을까? 그의 말을 따라 자신들은 영생을 얻을지 몰라도 죽어간 사람들은 이생의 삶도 제대로 살지 못했다.
온갖 종교들이 넘쳐나는 시대, 선재는 <출요경>의 말씀을 가슴에 새긴다. “수많은 외도들이 거짓된 진리를 닦으면서 한적한 곳을 택하여 밤낮으로 고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까마귀나 솔개 같은 새들을 섬기기도 하고 노루나 사슴, 뱀 따위를 섬기면서 진실한 도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한 도가 아니며 세상에 필요한 도도 아니다. 진리는 바로 사성제이며 이를 통해 열반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사성제가 제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