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은 8월 18일 ‘포교원 별원화 이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했다. 포교부장 일관 스님의 발제에 이어 열린 토론에서 지홍(조계사 주지)ㆍ계성(전등사 주지)ㆍ퇴휴(법장사 주지)ㆍ지종(범어사 포교국장) 스님과 임동현 중앙신도회 기획실장 등 참석자들은 신도교육 체계화 방안과 관련 ‘품계’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리=권형진 기자>
▧ 발제-일관 스님(포교부장)
94년 종단 개혁이후 포교원이 3원(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체제로 분리된 것은 지식 정보화 사회에 맞게 포교 영역을 전문화하고, 삶의 질 변화에 따른 종교 환경의 변화에 따라 포교 방법의 다양화를 모색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포교원 별원화 이후의 성과는 크게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종단의 포교 전담 부서로서 자리매김했다는 점과 포교인력의 개발, 양성, 관리 체계를 정비했다는 꼽을 수 있겠다. 조계종 신도에 대한 종단 책임 강화와 조계종 신도에 대한 입교ㆍ교육ㆍ수계ㆍ등록ㆍ조직ㆍ신행ㆍ포교의 체제를 수립했다는 것도 성과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긴 하지만 적극적인 포교전략 수립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반면 3원 분립에 따른 예산 편성과 집행 등 시스템 정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포교자원의 결집과 포교역량의 극대화, 수행 중심의 포교 시스템 정비, 조계종 신도의 수행과 교화를 통한 가치 실현 시스템 개발, 신도기본교육을 중심으로 한 신도의 육성과 조직화, 포교 및 신도 종책의 중앙ㆍ교구ㆍ사찰에서의 일관된 집행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 지홍 스님(조계사 주지, 전 포교부장)
파라미타 설립 가장 큰 성과
가장 큰 성과는 청소년 포교단체(파라미타)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도단체를 종단 내에 귀속시키고 소속감을 갖도록 한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신도 교육 체계화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다. 과제가 있다면, 불교는 수행의 종교이므로 수행체계를 정리해서 수행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포교원이 추진하고 있는 ‘입교→기본교육→수계→등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많다. 품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많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또 주지가 바뀌면 교육 체계와 내용, 목표가 바뀌고 심하면 없어지기도 하는데, 신도 교육 부문만은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
▧ 퇴휴 스님(서울 법장사 주지)
신도들에 품계둬 사명감 부여
포교원 별원화 이후 성과가 꽤 많았지만 하나 경계할 부분이 있다. 개혁 종단 초기의 생동감이 떨어지고 관료조직화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포교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도교육 체계화의 경우 조계종의 영역을 스스로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 기본교육을 모두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하나, 무조건 교육하고 수계 받고 등록해라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 집사나 장로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엄청난 사명감을 갖고 있다. 불교는 기껏해야 ‘보살’ ‘거사’밖에 없다. 신도회 임원을 하다 그만두면 역시 ‘보살’ ‘거사’다 보니 임원 때는 열심이다가도 그만 두면 절에 안 나와 버리기도 한다. 품계를 둬서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종 스님(범어사 포교국장)
교육에 따른 ‘자격’ 부여
일선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으려고 했는가 묻고 싶다. 7~8년째 포교국장을 하면서 느낀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한 소리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자세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신도 교육 체계화와 관련해서는, 아무리 포교원에서 체계화시킨다고 해도 신도들이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7~8년 공부한 사람이나 갓 들어온 사람이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 집사처럼 ‘연수’나 ‘교육’에 따라 자격이나 품계를 주는 것이 어떨까. 예를 들어 신도회장의 경우 교육은 어느 정도까지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둘 수도 있겠다.
▧ 임동현(중앙신도회 기획실장)
열심히 뛸수 있는 배경 마련
해마다 ‘○○의 해’를 정해 역점 사업을 추진하는데 정작 신도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종책이 없다. 그러다 보니 교양대학의 커리큘럼도 불교 교리에 대한 지식 습득과 예절에 치중하고 있다. 먼저 신도교육의 목표가 세워져야 하고, 조계종에서는 어떤 신도를 왜 원하는지, 신도상이 제시돼야 한다. 그에 따라 교육 체계와 내용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불교의 폭, 종단의 폭을 넓히고 심화시키는 것이 포교라고 한다면 스스로 열심히 뛸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방식의 개발보다는 직접 종단에 관계 되고 연결된 사업을 하는 기관이나 단체만 지원함으로써 스스로 종단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