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비구니의 삶’ 공동 설립자
“우리 마음은 원숭이와 같습니다. 원숭이들이 한 물건을 잠시 갖고 놀다 금방 실증이 나서 다른 물건을 찾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지속적인 행복을 찾기 위해 이 생각에서 저 생각, 이 감정에서 저 감정, 이 곳에서 저 곳으로 내달리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항상 행복을 우리 밖에서 찾을 뿐, 참된 행복의 열쇠인 마음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원숭이 마음 길들이기’ 중에서)
미국 시애틀에 소재한 법우재단(Dharma Friendship Foundation)의 상임법사인 툽텐 최된(Thubten Chodron, 53) 스님. 그녀는 마음 밖에서 행복을 찾는 우리들의 마음을 원숭이에 비유하곤 한다. 그래서 스님은 “원숭이 같은 마음을 길들여 나가면 우리 내면의 아름다움과 잠재력과 만날 수 있다”며, 그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오늘도 전세계로 전법여행을 다니고 있다.
불교와 유대교 등 종교간 대화의 업적으로 2001년 UN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기념 ‘훌륭한 여성 불자’상을 수상하며 널리 알려진 최된 스님은 1950년 태어나 미국 L.A. 근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1971년 L.A.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졸업후 1년 반 동안 유럽과 북아프리카, 아시아를 여행한 뒤 교사 자격증을 받고 L.A.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남 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그녀의 불교 공부는 1975년 라마 예쉬 스님과 조파 린포체가 지도한 명상수련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후 그녀는 네팔의 티베트 사원으로 찾아가 불교 공부와 수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77년, 드디어 그녀는 사미니(sramanerika)계를 받았으며 9년 뒤인 1986년, 대만에서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최된 스님은 인도와 네팔에서 달라이 라마, 텐잡 서콩 린포체, 조파 린포체 등 여러 티베트 고승의 지도를 받으며 수행했다. 이후 2년간 이탈리아에서 라마 쫑까파 센터에서 수행프로그램을 지도했다. 뒤이어 프랑스의 도르제 파모 사원에서 3년간 공부한 뒤 싱가포르 아미타불센터 상임법사로 활동했다. 이후 10년간은 미국 시애틀의 법우재단 상임법사로서 수행지도를 해 왔다.
최된 스님은 ‘서구 비구니의 삶’이란 단체의 공동 설립자로서 1993년과 1994년,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서구 불교 스승 회의’에 주도적으로 참석했다. 유대교와의 종교화합에도 앞장 선 그녀는 1990년 ‘로저 카메네츠의 연꽃 속의 유대인들’이란 책의 기초가 된 유대교 지도자들의 인도 다람살라 방문을 주선했다. 종교간의 대화에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그녀는 달라이 라마와 서구 과학자들간의 대화모임인 ‘정신적 삶에 대한 토론회’에도 관여했다.
최된 스님은 정기 수련회나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한다. 북 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 이스라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동구권 국가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각국의 전법 현장에서 서구인들을 위한 티베트 불교 사원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녀는 현재 쉬라바스티(Sravasti) 사원을 설립하는 불사에 매진하고 있다.
많은 재가 수행자를 지도해 온 최된 스님은 일상 생활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적으로 응용할 것을 강조해 왔다. (계속)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