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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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계와 그정신
5계는 불교신도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겠다고 맹서할 때 평생을 지키기로 약속하는 다섯 가지의 규범이다. 5계의 내용을 <<오분율>>에 나오는 사미들이 지켜야 하는 열 가지 계율 중에서 다섯 가지 해당 사항을 중심으로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목숨이 다하도록 중생을 죽이지 말라. 위로는 부처님, 성인, 스님, 부모님으로부터 아래로는 날아다니고 기어다니는 하잘 것 없는 벌레에 이르기까지 목숨 있는 것을 내 손으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좋아하지 마라. 물을 걸러 먹고 고양이를 기르지 말며 은혜를 베풀어 가난한 이를 구제하고 편안하게 살게 하며 죽이는 것을 보면 자비스러운 마음을 내라”고 말한다.
둘째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목숨이 다하도록 훔치지 말라. 귀중한 금과 은에서 바늘 한개 풀 한 포기라도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마라. 상주물이나 시주받은 것이나 관청의 것이나 대중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치거나 속여서 가지거나 또는 세금을 속이고 차 삯을 안 내는 것은 모두 훔치는 것이다.”라 말한다.
셋째 부부 이외에 간음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목숨이 다하도록 음행하지 마라. 신도의 오계에는 사음만 못하게 하였거니와 집을 나온 출가자는 음행을 완전히 끊어야 하므로 세간에 있는 남자나 여자를 간음하면 안 되는 것이니라. 세상 사람들은 음욕으로 인하여 몸도 망치고 집안도 망하게 하거니와 세속을 벗어난 수도자가 되고서 어찌 다시 음욕을 범할 것인가? 나고 죽는 근본은 음욕인 것이니 음란하게 사는 것은 정결하게 살다 죽느니만 못한 것이다.”고 말한다
넷째 거짓말 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목숨이 다하도록 거짓말을 하지 마라. 거짓말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허망한 말이다.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 하며, 본 것을 못 보았다 하고 못 본 것을 보았다 하여 진실하지 않은 것이다. 둘째는 비단결 같은 말이다. 구수한 말을 늘어놓으면서 간절하게 정렬에 호소하여 음욕으로 이끌고, 슬픈 정을 일으켜 남의 마음을 방탕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 나쁜 말이다. 추악한 욕설로 사람을 꾸짖는 것을 말한다. 넷째 이간질이다. 이 사람에게는 저 사람 말을 하고 저 사람에게는 이 사람 말을 하여 두 사람 사이를 이간하고 싸움을 붙이며, 심지어 처음에는 칭찬하다가 나중에 비방하거나 면전에서는 좋다하고 딴 데서는 그르다 하여 거짓 증언을 하는 것들은 모두 거짓말이다. 만일 범부로서 성인의 자리를 깨닫고 증득했다고 하는 것은 큰 거짓말이니 그 죄는 지극히 무거운 것이다. 이밖에 다른 이의 급한 재난을 구원하기 위해 자비한 마음으로 방편 삼아 하는 거짓말은 죄가 되지 않는다.”라 말한다.
다섯째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목숨이 다하도록 술을 마시지 마라.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독약이다. 한 방울이라도 입에 대지 말 것이며, 심지어는 술 냄새도 맡지 말고 술집에도 머무르지 말 것이며, 다른 이에게 술을 권하지도 마라. ...술을 한번 마시는데 36가지 허물이 생기는데 어찌 작은 죄가 되겠는가? 술을 즐기는 사람은 죽어서 오물 지옥에 들어가며, 날 적마다 바보가 되어 지혜의 종자가 없어진다. 차라리 구정물을 마실지언정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상에서 5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5계는 불교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이미 불교 보다 조금 앞서 성립된 자이나교에서도 5계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자이나교의 5계는 술을 금지시키는 대신 무소유를 강조하고 있다. 불교의 출가승들도 무소유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가 자이나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5계는 당시의 인도 사회에서 출가자들이 지키는 불문율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불교에선 5계를 재가자들에게도 지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용을 약간 바꾸게 된다. 그것은 부부 이외에는 간음하지 마라는 것과 술을 마시지 마라는 것이다. 출가자는 어차피 무소유를 근본으로 계율이 정비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새삼 무소유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또한 결혼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음행 자체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강조한다. 그러나 재가자들은 달랐다. 결혼이란 결국 소유와 음행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부처님은 철저한 일부일처제를 지향하게 된다. 만일 불교도들이 새로운 파트너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자 한다면 우선 이혼부터 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는 것이 되는 것이다.
<본지 상임논설위원·불교학 박사>
200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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