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우 (취재1부 차장)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현고스님은 21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국승가학인연합 집행부의 한 사미가 최근 승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호법부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호법부 한 관계자가 조사과정에서 발끝으로 무릎을 두 차례 정도 걷어찬 뒤 결재서류로 목 부분을 내리쳤고, 사미는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다.
현고스님은 “사미의제 감찰 당시 사미복을 착용하지 않아 교육원으로부터 ‘비구계 수계 1년 유예’ 징계를 받았던 사미가 전승련 학술대회장에서도 사미복을 착용하지 않았고, 또 학술대회를 위해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등 사미 신분으로는 적절치 않은 행동을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황 조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호법부 관계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 사표를 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사람은 사미가 너무 정치적인 행동을 해 폭력을 자초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은 총무원 내에서 버젓이 폭력이 행해졌다는 점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 그런데도 호법부와 총무원은 쉬쉬하는 데만 급급했지, 폭력이 저질러진데 대한 반성의 태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혹시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았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