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불교적 대안제시 필요
불교와 언론이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불교언론인회(회장 공종원)가 본격적인 토론의 장을 처음 마련했다.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불교와 언론’이란 주제로 열린 불교포럼에서 토론자들은 ‘한국불교의 피해의식 탈피’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자세 지양’이 올바른 관계 구축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윤(전 중앙일보 종교 대기자)
모든 종교의 수행과 포교는 자기 내적 또는 대외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불교에서는 참선 수행을 통해 내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고, 중생제도를 통해 대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룬다.
내적 커뮤니케이션은 자신과 자기 내부 불성간의 소통이며 견성을 위한 필수과정이다. 대사회적 커뮤니케이션 역시 중요하다. 포교라는 본연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안거(安居)에 남녀 신도를 대거 수용하는 ‘개방형 선방’을 제시해 본다. 이와 함께 언론의 불교기사 보도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이선민(조선일보 문화부 차장)
불교계의 현주소를 압축해 ‘안정’이라 표현하려 한다. 종책 대결로 승부했던 총무원장 선거를 비롯해 승려 교육제도의 정비와 지역 실정에 맞는 포교활동, 생태공동체의 실험 등은 안정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 변화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안정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꿈꿔야 한다. 불교는 타종교, 특히 기독교와의 관계에서 상당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대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제1 종교다운 당당함과 여유로움을 보여주자. 또 사회 당면 문제와 관련, 불교적 관점의 대안으로 제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재일(보리방송 모니터회 대표)
방송의 불교에 대한 역기능은 편파, 왜곡, 폄하 등으로 나타난다. 불교 왜곡사례도 기정사실이나 진실을 허위, 과장, 축소하는 경우 등으로 드러난다.
94년과 98년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종단의 내분을 ‘난투극’, ‘전쟁터’, ‘공방전’ 등으로 묘사한 것은 알권리 차원을 넘어선 방송폭력이었다. 이 보도는 언론이 종단사태를 보는 역사적 안목 없이 그저 종권을 둘러싼 폭력사태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불교 관련 TV 문화 프로그램이 주로 전통문화에 관련된 것만 다루는 것도 문제점이 있다. 일부 방송작가들의 불교 폄하와 의도적 불교 매도 역시 심각한 문제이며, 방송위원 인사도 종교편향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박경훈(전 법보신문 주필)
불교계는 TV와 라디오 등의 전파매체와 150여종의 정기ㆍ부정기 간행물을 갖고 있어 언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 언론의 불확실한 미래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유사종교는 불교언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불교 언론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이비ㆍ유사불교나 빠지는 밀레니어니즘에 현혹되는 세태와 경향을 감시하고 경종을 울리는 임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이비ㆍ유사종교로부터 부처님의 정법이 침해받지 않고 중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교 언론이 호법정신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죽림산사에서
안개 속에서도
강원도의 산빛은 달랐다.
푸르름 속에 먼 길을 달려
고향의 품인 듯 속속 안겨들었다.
오랜 반가움으로 가슴 적시며
긴 사연 대신 따신 손 마주잡는다.
백발 성성한 나이에 외쳐보는 삼대강령
“우리는 진리의 벗, 참다운 구도자가 되련다!”
삼심 성상(星霜)을 뛰어넘는 젊은 외침이어라.
어둠이 내려 산사의 적막이 짙어갈 때까지도
오롯한 한 마음, 그 열정 식을 줄 몰라라.
깊은 밤
가만가만 잰 걸음으로 오는 비
검은 그림자 길게 드리운 뜨락 나무 아래선
이름 모를 풀벌레 밤을 새워 우는데
불빛 찾아 몇 번이고 낙상(落傷)하는 나방이를 보며
언제 놓았는지조차 모를 심우(尋牛)의 끈을 찾아
이 밤도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린다.
이 글은 5월 24일 횡성 죽림산사에서 열린 대불련 총동문회 수련대회에 다녀온 7기 부회장 이자옥(광장중) 교사가 본지와 대불련총동문회가 벌이는 동문 찾기 캠페인 시작을 기념하여 보내온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