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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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이야기(1)-부처
각고의 수행 통해 깨달음 이룬 스승
언제나 지행합일…성인의 의미 함축
불교에서 믿음을 이야기 할 때는 보통 삼보를 이야기 한다. 부처,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사람들의 집단인 승단이 그것이다. 그래서 불교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삼보에 귀의해야 한다. 삼보에 귀의한다는 맹서를 한 다음에 출재가자 공히 수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를 받아 지니게 된 다음에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불자가 된다. 또한 아무리 오랫동안 사찰에 다녔더라도, 많은 법문을 듣고, 불교관련 서적 등을 수없이 읽었다 해도 수계하지 않은 사람은 불교도라 할 수는 없다.
부처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부처란 깨달은 사람이라는 의미의 일반명사이기도 하지만 보통은 석가모니부처님을 지칭하는 특별한 용어이다. 그분이 남긴 말씀이나 전기를 통해 그와 같이 살고자 하거나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대승불교가 흥기한 이후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3신불사상이 등장하게 되며, 부처님의 개념도 변하게 된다.
불경에서는 삼보 중에서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부처님에 대해 굳은 신념을 품노라. 그 세존은 응공, 정등각자,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타, 세존이시라고”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깨달음을 성취한 자란 의미의 부처님 이외에 아홉 가지의 다른 호칭이 있는데 이것은 이들 호칭 속에 부처님이 어떠한 존재인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들 호칭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부처님이란 어떠한 분인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첫째는 존귀한 자(世尊)이다. 적절한 환경이 주어지면 그것을 올바른 열망에 의지하여 도덕적인 완성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을 말한다. 둘째는 존중과 공경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자(應供)이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태어나 수많은 조건들에 의해 여러 가지의 괴로움을 받지만 부처님은 도덕적 품성을 계발하여 그런 괴로움을 대부분 극복할 수 있었다. 따라서 부처님이 받는 공경과 예배는 초월적 존재자가 누리는 공경과는 차이가 있다. 셋째는 완전하게 깨달은 자(정변지)이다. 여기서 완전한 깨달음이라 해서 절대적인 의미의 전지성(全知性)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는 지혜와 실천을 겸비한 자(明行足)이다. 이것은 인식과 동시에 행동도 수반했다는 말이 아니라 부처님의 행동이 자신의 인식 즉 아는 것과 일치했다는 의미이다. 다섯째는 행복해진 사람(善逝)이다. 인간이 희구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안락 즉 최상의 행복을 얻었다는 의미이다. 여섯째는 세상을 아는 자(世間解)다. 여기서 세상을 안다고 하는 것은 가정될 수 있는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기론에 입각하여 형이상학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는 가장 탁월한 사람(無上師)이다. 부처님은 모든 인간이 종속되는 최고의 존재자가 있다거나 모든 인간이 따라야 하는 궁극적인 도덕적 법칙이 있다거나 하는 두 개의 절대주의적 단정을 거부한다. 그는 단지 유능한 스승일 뿐이다. 여덟째는 숙련된 조련사(調御丈夫)다. 그는 인간들의 심리적 구조와 인간성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없는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그런 것들을 기초로 사람들을 잘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 아홉째는 신과 인간들의 스승(天人師)이다. 부처님은 메시아가 아니며, 자신이 피땀어린 정신적 도덕적 수련을 통해 발견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뿐인 스승이라는 의미다.
이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무엇인가? 부처님은 각고의 수련을 통해 최상의 지혜를 성취하였으며, 그것이 자신의 삶을 통해서는 도덕적 완성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 다른 사람들의 스승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부처님은 결코 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들과 같은 인간이며, 단지 아는 것과 실천이 언제나 합일되는 성인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대승불교시대가 되면 불타관도 일대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즉 체상용(體相用)의 관점에서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으로 세분하여 부처님이 지니는 세상을 구제하고자 하는 자비심을 보다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그 성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묘법을 깨달으신 영원한 생명을 가진 부처님인 보신불이다. 이 부처님은 근본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중생들의 소원에 따라 이 세상에 출현하게 되는 화신불이다. 역사상 출현했던 수많은 보살과 부처님이 여기에 속한다. 셋째 보신불과 화신불의 본체인 법신불이다. 법신불은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며, 전지성(全知性)과 전능성(全能性)을 지니고 있다.
200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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