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인
밀양대 환경공학과 교수
우리 인류는 46억년 지구역사 중 수 만년의 짧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생태자원을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개발해 지구전체의 환경을 파괴해왔다.
지구환경 파괴에 대한 인류의 첫 번째 노력으로는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있다. 82개국 대표들과 유엔기구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6월 5일을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이후 1992년 ‘리우환경회의’가 브라질에서 개최됐고, 작년 남아공화국에서 ‘지구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지속가능한 환경개발을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은 계속돼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 규모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동참은 고사하고 환경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환경을 파괴시켜 ‘녹색문맹’ ‘환경소외국’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여기에는 현 정부의 환경에 대한 무지와 무시현상이 크게 한 몫 한다.
유신시대나 군사독재시대의 암울했던 시절도 아닌데 국가시책이란 명분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이 행정상의 제재 없이 추진되고 있으며, 환경행정을 담당하는 환경부가 환경을 보호하는 전담부서로서의 소임보다는 개발의 면죄부를 주는 건교부의 들러리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사업과 북한산 관통도로, 그리고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문제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부부서가 변명 삼는 이유는 항상 동일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 그동안 집행된 비용이 아까워서 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잘못된 계획임을 뻔히 알면서도 정책을 고수해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며 역사를 악행으로 도배하는 일인지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불교계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가적 규모의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스님은 삼보일배를 통하여 새만금사업의 위험성과 환경생태계의 중요성을 온국민들에게 알렸고, 조계종은 노무현정부가 선거운동 당시 공약한 북한산관통도로와 천성산ㆍ금정산 관통터널 사업의 재고와 수정방안의 실천을 거듭 요구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과 참여정부는 공약을 실행하기는커녕 불교계에 양해를 구하며 공약 불이행 명분 찾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으며, 정책은 그대로 유지한 체 몇 몇 실무자들만 바꿔 눈가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재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사업계획조정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최소 1년 이상의 조사와 결과 예측을 통해 결정해야 할 중대사안 결정에 두 달이라는 시간적 제약을 줌으로서 형식적으로 조사하고 마무리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환경파괴 문제를 의식부족과 정책부재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환경문제 해결이 불교계가 이 시대에 갖는 사회적 책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불교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힘을 모아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불교계의 노력과 활동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