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우 (취재1부 차장)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들은 5일 모임을 갖고 “학교 주요보직자중 건학이념에 상반되는 인사가 다수 있다”며 “학교당국의 단호하고 현명한 결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교대학 교수들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국대 주요보직자중 누가 왜 건학이념과 상반되고, 그러한 인사는 몇 명이나 되는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조사 없이 입장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동국대 제출자료와 5월 20일 정각원 수계자까지 합하면 총 38명의 주요보직자중 불교는 36명 무교는 2명이다. 무교라고 밝힌 2명의 교수가 학교의 근간을 흔들 만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회의도 5월 29일 “건학이념과 상반되는 보직교수 인사로 인한 시비와 우려가 일고 있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구체적으로 불교병원 이권과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스님이사 5인의 자리와 모종의 관련이 있는 전초전으로 동국대를 흔들고 있다는 추측들도 난무하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정대 이사장과 홍기삼 총장이 임기를 시작해 100일을 막 지낸 시점에서 재단과 학교가 자칫 내홍에 휩싸일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2006년 개교 100주년, 일산 불교병원 개원을 앞두고 종단과 학교 학내구성원 불자들이 합심해도 어려운 상황에 사공 많은 동국대호가 바다로 가지 못하고 산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