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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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비구의 가르침
인생을 끊임없는 생멸변화의 바다에 비유
사바 세계서 장엄한 정토의 존재 발견

덕운 비구로부터 남쪽 해문(海門)이란 나라의 해운(海運) 비구를 찾아가 보살행을 물으라는 가르침을 듣고, 선재동자는 그를 찾아간다. 선재동자가 그에게 어떻게 보살행을 닦아야 하는지를 묻자, 해운비구는 먼저 선재동자가 보리심을 일으킨 것을 칭찬하면서, 보리심을 내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가를 설명한다. 그런 후 자기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이 해문이라고 하는 나라에 머문 지가 12년인데 항상 큰 바다를 경계로 삼아 생각해왔다. 큰 바다가 광대하여 한량이 없음·한량없는 보물들이 기묘하게 장엄됨·한량없는 중생들이 사는 곳임·엄청나게 몸이 큰 중생을 있게 함·큰 구름에서 내리는 비를 모두 받아 둠·늘지도 줄지도 않음 등을 생각했다.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이 세상에는 이 바다보다 더 넓고 한량이 없으며, 더 깊고 특수한 것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바로 이때 바다 밑에서 큰 연꽃이 갑자기 솟아났는데, 참으로 아름답게 피어서 바다 위를 가득 덮었다. 그 연꽃에 있는 헤아릴 수 없는 갖가지 마니보배는 장엄이 끝이 없고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었다. 이렇게 큰 연꽃은 여래가 출세하시는 착한 뿌리에서 일어났으므로 모든 보살이 믿고 좋아하며, 시방세계에 모두 나타나는데 부처님들의 깊고 깊은 경계를 따르는 것이며, 수없는 백천겁 동안에 그 공덕을 칭찬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내가 보니 그때 연꽃 위에 여래가 가부좌로 앉으셨는데 여래께서 오른손을 펴서 내 정수리를 만지시고 나에게 보안법문(普眼法門)을 연설해 주셨다. 모든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며 모든 보살의 행을 드러내며 모든 부처의 묘한 법을 열어 밝히니 모든 법륜이 다 그 가운데 들었으며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이 하고 모든 외도의 삿된 이론을 꺾어 부수고 모든 마(魔)의 군중을 멸하여 중생들을 기쁘게 하며 모든 중생의 마음과 행을 비추고 모든 중생의 근성을 분명히 알아 중생들의 마음을 깨닫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그 부처님 계신 데서 1천2백년 동안 이 보안법문을 받아 지니고, 날마다 들어 지니며 다라니광명으로 수없는 품을 해석하였느니라. 어떤 중생이든지 나에게 오면 내가 그들을 위하여 이 법문을 열어 보이고 해석하고 선양하고 찬탄하여 사랑하고 좋아하게 하며 이 부처님들의 보살행 광명인 보안법문에 들어가 편안히 머물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보안법문만을 안다.”
해운 비구의 가르침은 큰 바다를 관찰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다. 큰 바다는 실로 광대무변하고 변화무쌍하며 불가사의하다. 해운 비구는 이러한 바다를 인생에 비유해서 설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 비구가 해문이라는 나라에 머문 지 12년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12인연의 생사의 바다를 여의지 않고 있음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생멸변화하는 바다를 생각하며, 그 속에서 커다란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난 것을 본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생사(生死)의 바다를 관해서 청정한 지혜의 바다를 보게 된 것이다. 해운비구는 사바세계 속에서 참으로 아름답게 장엄된 정토(淨土)를 발견한 것이다.
바다에서 연꽃이 솟아나고 그 연꽃 위에 아름답게 장엄된 온갖 보배는 중생의 무명과 거기에서 파생된 여러 경계가 대지혜의 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지혜로운 행을 실천하는 공덕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입법계품의 경문(經文)에서도, “이 커다란 연꽃은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시는 선근으로부터 생겨났다.”고 설하고 있다. 진실로 지혜롭고 자비로운 보살의 만행(萬行)은 생사의 바다에 떠있으면서도 항상 온갖 고통의 물결에 함몰되지 않게 하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꽃피워내게 한다.
해운 비구는 생사의 바다에서 정토만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그는 연꽃 위에 앉아계신 부처님께서 보안법문을 설하여 여래의 경계를 열어 보이는 것을 보고 그것을 수지하여 사람들에게 거기에 들어가 편안히 머물도록 한다.
일체의 세계는 인연에 의해 성립하는 법계(法界)로서 항상 진실된 법이 설해지는 곳이다. 보안법문은 모든 법의 연기(緣起)를 두루 널리 바르게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보안법문을 통해 본다면, 부처님의 큰 자비의 바다와 보현행의 그지없는 원해(願海)와 가없는 법문의 바다가 모두 일체중생의 생사의 12연기 바다에 존재하면서 생겨난다는 것을 관하게 된다.
해운비구의 보안법문을 통해서 이 현실세계에 부처님이 끊임없이 자재하게 활동하면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금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200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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