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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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전쟁 소식
뉴스와 신문 기사의 대부분을 전쟁 소식으로 채운 지 꽤 여러 날이 지나가고 있다. 곧 끝내겠다며 자신만만하던 미국이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선재가 접하는 전쟁 소식은 크게 두 가지 종류이다. 국내 기자가 직접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이 하나, 그리고 외국 방송사가 전하는 소식이 나머지 하나.
그런데 전쟁 소식을 전하는 외국 방송사의 역할이 지난 전쟁과는 많이 다르다. 이라크에서 CNN이 쫓겨나면서 아랍의 알 자지라 방송이 큰 힘을 얻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지난 달 선재가 처음 개전 소식을 접하던 CNN의 화면은 전자게임 자체였고, 그걸 받아서 우리에게 전하는 대한민국 방송은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앉아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알 자지라 방송의 역할이 커지자 소총의 공격에 아파치 헬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위성이 제어하는 ‘스마트’한 미사일이 민간인 지역을 공격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성유식론>에서는 아뢰야식이 전변(轉變)과 전의(轉依)를 한다고 설명한다. 아뢰야식에서 7식, 6식으로 이어지며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변이니 윤회를 하는 모습일 것이고, 그런 망식들을 바른 지혜로 바꾸는 일이 전의이니 깨달음을 향해 가는 모습일 터이다. 똑같은 전쟁을 전하는 말들 중에 한쪽은 우리를 현혹시키고 다른 한 쪽은 실상을 보게 만든다면 선재는 당연히 전쟁을 포장하지 않는 편을 들겠다. 있는 현실을 바로 보는 일, 그것이 제대로 사는 첫걸음이니 말이다.
“대원경지(大圓鏡智)로 변화한다는 것은 우주 전체가 완전한 거울처럼 변화한다는 의미이다. 그 거울에 모든 사물이 있는 그대로 비추어지는 것처럼 대원경지는 모든 것을 항상 주객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 이것은 자기와 우주의 진실과 하나가 된 지혜이며, 여기에서 다른 모든 지혜가 생겨난다”
<성유식론>이 전하는 대원경지의 모습이다. 알 자지라를 통해서 우리는 전쟁에 대한 지혜를 얻는다.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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