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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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들끓는 반전 여론
국회가 25일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를 연기한 데 이어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도 ‘미국의 이라크 전쟁 중단과 우리 정부의 파병 결정 철회 촉구’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급기야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 이라크전을 ‘침략전쟁’으로 규정, 정부와 국회에 파병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권고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국내의 반전 물결 속에 불교계 인터넷 자유게시판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불자들의 의견 표출이 뜨겁다. <편집자>


○…결국 ‘기름’인 걸 뻔히 아는데, 기어이 주먹질을 하고 나섰다. 부시의 주먹질에 후세인은 결사항전을 하겠지만, 세상은 다시 전쟁이라는 역사를 쓰고 말았다. 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물론 세계 증시가 더 할발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까지 빚어지는 걸 보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 말하길,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가 길어지면 땅의 신이 피를 부르게 된다고 했다. 인간의 평화는 오래갈 수 없는 것이, 인간 자체가 전쟁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일 것이다. 쌈꾼들은 그 욕구를 억제하는 인내력이 약할테니. 미국의 주먹질은 결국 기름이 목적이었음에도 불구, 사람의 목숨과 피를 뿌려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쟁의 끝을 생각해 본다. 이기는 자도 지는 것이고, 진 자도 지는 것이기에 이긴 자의 잔치도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지난 25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에서 발표한 이라크파병철회촉구 성명서는 너무도 당연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나 일반 국민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파병을 주장할 수도 있지만, 스님들과 불자들은 어떠한 이유로든 전쟁을 묵인하거나 찬성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한낱 미물조차도 소중히 여기는 불교에서, 무고한 생명이 죽어가는 전쟁을 어떻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겠는가? 불교도가 가장 앞장서서, 가장 소리 높여 반전과 평화를 외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침 조간신문에서 처참하게 부상당한 어린 소녀를 안고 슬퍼하는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연합군의 폭격으로 발목이 잘려나간 채 정신을 잃은 소녀는 곧 죽을 것 같았습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지구 건너편에서 단지 바라만 보고 슬퍼해야 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모든 이의 가슴 속에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로운 마음이 깃들기를 간절히 서원해 봅니다.

○…이라크전이 시작되고 토요일을 맞아 곳곳에서 반전시위가 있었다. 몸이 찌뿌드드하다고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나도 집회에 참석했다. 시청에서 진행된 반전 행사에는 1천여 명 정도가 모여 ‘반전 평화’를 외쳤다. 특히 틱낫한 스님이 오셔서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 안의 평화’는 너무 작아 보였다. 광화문에 도착하니 효순이 미선이 추모행사와 반전시위에 참여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엔 너무 조금 모인 것이 아닌가, 씁쓸하기도 했다. 시청 행사에서 가수 안치환 씨는 “세계는 몇 백만 명이 모여 반전시위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겨우 몇 천 명이 모여서 전쟁을 막겠다고 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모여야 합니다”라는 말을 했다. 전쟁을 막지는 못했지만 우리 나라가 파병하는 것만은 막고 싶다.

○…부처님은 로히니강의 물을 둘러싸고 두 나라 사이에 싸움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생명보다 더 소중한가?”라고 외치며 전쟁을 막으셨다. 또 “도시를 포위하고 사람들을 학살하는 폭군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천한 자”라고 하시며 폭력은 폭력을 거둠으로써만 멈출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 전쟁과 살생을 반대하고 자비와 평화를 가르치셨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인이라면 당연히 무고한 양민들을 살육하는 부시의 침략전쟁을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침략전쟁을 지원하고 파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200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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