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약자에 대한 관심은 수행·정진 과정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대표 정련 스님)은 4일 조계사 불교대학 제4강의실에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현실과 불교지원운동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의 소수자, 약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불자로서 당연한 수행과 정진의 과정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편집자>
정진우
외국인노동자
인권문화센터 실장
깊은 신뢰 바탕으로 지원 필요
한국 사회에는 40만 명이 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이 일하기 꺼려하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공장에서 한국인들을 대신해 노동을 하고 있다. 이는 분명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불청객이 아닌 한국 사회의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과 한국 사회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연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은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냉대와 차별의 시선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바라보았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만 가능하다. 불교의 힘은 모든 인간의 평등함을 기본으로 하고,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끝임 없는 실천을 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한국 사회에의 소수자, 약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불자로서 당연한 수행과 정진의 과정일 것이다.
김현숙
갈릴래아
사무국장
다른 종교인에 대한 편견 없애야
세계에는 약1억5천만 이주 노동자가 있다고 한다. 또 지난해는 가톨릭교회가 정한 제89차 세계 이민과, 난민의 날이다. 이날 교황의 메시지 요지는 ‘이주민과 종교간 대화’였다. 그리스도공동체는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살아야 할 세상에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 서로 다른 종교인들 속에 안타깝게도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 경계심과 편견, 두려움의 장벽을 무너뜨려야만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대화’는 누구든지 간단하게 할 수 있는데, 생활 속의 대화가 그렇다. 인간관계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소박하고 일관된 일상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종교적 신념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지혜를 우리 종교인들이 우선 실천하는 것이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교황의 말을 대신으로 끝을 맺겠다. “대화에서 우리는 우리 신앙의 선물을 감추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간직한 이 위대한 보화를 다양한 신앙을 고백하는 이민과 이방인들에게 어찌 나누어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유승무
중앙승가대학
사회학과 교수
과제·세부목표 설정 실천해야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연수제의 도입이라는 발상에서 연유한다. 여기에는 외국인 노동의 착취를 통한 자본의 이윤 극대화라는 발상이 숨겨져 있다.
오늘날 선진적인 노동문화를 가진 많은 나라들이 고용허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되며, 따라서 불법상태에서 유발되는 사회문제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한다면, 그리고 최근 시장경제의 세계화 추세에 따른 제3세계의 빈곤화와 도시화를 고려한다면, 이 제도조차도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객관적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불교와 시민사회운동의 결합가능성을 높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사부대중의 노력, 즉 운동주체의 실천뿐이다. 다시 말하면, 특정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 혹은 불교사부대중이 운동의 과제 및 세부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실천해 나감으로써 운동의 성과를 축적하는 일만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