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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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마 최된(미국 샴발라센터 원장) (上)
금강승 수행 성취한 최초 미국인

미국 문화 깊숙이 스며들어 대중의 마음에 와닿는 설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샴발라센터 원장 페마 최된(Pema Chodron) 스님. 페마는 '연꽃'이라는 뜻이고, 최된은 '다르마의 햇불'이란 의미다. 따스한 성품을 지닌 스님은 횃불보다는 은은한 화롯불 같은 분위기로 서구사회에 법음을 전하고 있다.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나 UC 버클리를 졸업한 스님은 티베트 불교에서 몇 안되는 비구니 스님이자 금강승 수행을 성취한 최초의 미국인이다. 70년대초 유럽과 미국에 티베트 불교를 전파한 은사 트룽파 린포체를 만났고, 1974년 37세에 칼마파 린포체로부터 사미니계를 받았다. 3년후 칼마파 린포체는 비구니계를 받으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티베트 불교에서는 비구니계맥이 끊어진 까닭에 페마 스님은, 도반인 프레다 베디의 조언을 받아들여 1981년 홍콩에서 집단수계식을 통해 비구니계를 받았다.
스승인 트룽파 린포체로부터 북아메리카지역 사원 설립의 사명을 받은 페마 스님은 모금활동으로 83년 캐나다 노바 스코샤에 감포 사원을 세운 후 총무를 맡았다. 그러나 아메리카대륙 최초의 티베트 불교 사원임에도 감포 사원은 외면뿐 아니라 내면도 티베트 사원처럼 생기지 않았다. 아메리카 대륙에 필요한 것은 서구식 사원이지 티브트식 사원이 아니라고 트룽파 린포체가 처음부터 명시했기 때문이다.
28 세가 될 때까지 미국 중상류층 가정의 딸에게 어울리는 삶을 살다가 변호사인 남편과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두었던 주부 최된. 버클리에 살면서 대학에 복학했다가 60년대 미국을 휩쓸던 히피문화에 젖어들면서 다른 남자와 불륜의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혼과 결혼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자신이 원하는 것은 연인이 아니라 수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출가의 결정을 가족들이 쉽게 이해했던 것은 아니다. 친정 부모는 황당해하며 반대했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쉽게 받아들였다. 히피문화가 성행하던 60년대에 10대가 된 자녀들의 눈에, 엄마의 행동은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이었다. 아이들은 자랑스럽게 엄마를 페마 스님이라고 소개했다.
페마 스님은 미국 불교가 모든 전통을 다 받아들여 그 중 필요한 것을 골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전통불교의 범위를 확장해 재가자와 여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스님의 가르침은 전통적인 면과 현대적인 면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삶을 단순화 시키는 승가의 전통적인 면모와 더불어, 은사 트룽파 린포체로부터 물려받은 대중을 사로잡는 설법이란 방편을 갖추고 있다.
스님의 저서로는 <도피하지 않는 지혜(Wisdom of No Escape)>,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Start Where Yoy Are)> <모든 것이 무너질 때(When Things Fall Apart)> <당신을 두렵게 하는 곳(The Places That Scare You)> 등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사랑받은 이 저서들은 마치 선배의 자상한 목소리로 불교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쉽게 풀어주는 듯한 신뢰감을 준다고 한다.
"짧고도 긴 인생의 여정에서 피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했을 때 진정한 보리심과 접할 수 있었다"는 페마 스님. 스님은 인간이 겪는 무수한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직시해, 삶의 다각적인 면을 생생하고도 섬세하게 풀어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속) 김재경 기자
200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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