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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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방망이
‘독과 우유’ 되는 이치 알아야

<계초심학인문>에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된다”는 말이 있다. 보조스님은 왜 처음 불문에 든 사람에게 이런 말씀을 남기셨을까? “의미를 따라 지혜롭게 배우면 깨달음을 이루고 문자나 말에 얽매어 어리석게 배우면 생사에 빠진다”는 말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선재도 그 의도를 짐작할 수는 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경계시키는 것일게다.
최근 어느 유명 연예인이 남편에게 야구방망이로 맞았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선재는 문득 이 구절이 떠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이끌게 한 이 모씨나 마 모씨와 같은 야구 선수의 방망이는 우유가 되는 물이었겠지만 침실에서 춤을 추던 그 방망이는 독이 되는 물이었단 말이 된다. 그렇다면 우유가 될 수 있는 물을 독으로 만들어 버린 그의 어리석은 마음가짐을 탓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선재가 보기에 이런 일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독을 품은 뱀이나 우유를 담은 소는 인간의 입장에서나 좋고 싫은 것이 있는 것이지 뱀이나 소의 입장에서야 그럴 것이 뭐 있겠는가?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인데. 마찬가지로 야구 방망이는 야구장에서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물건이다. 이것이 침실에 있다는 것은 아무리 도둑을 막기 위한 것이라도 소가 물을 마시고 독을 내는 일과 같다.
도대체 홧김에 남편이 야구 방망이로 아내를 때린다는 일이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혹시 북어랑 마누라는 3일에 한번씩 두들겨 줘야 한다는 말을 신봉하는 걸까? 그 북어는 3일에 한번씩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의 해장용 아닌가? 결혼해 보지 않은 선재는 그것이 궁금하다.

칼이나 몽둥이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올바른 지혜에 기초한 방법과 수단으로 악을 멀리 해야 한다 <대반열반경>
서쪽을 예배하면서는 아내에게 절을 한다고 생각하라. <육방예경>
■최원섭(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
2003-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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