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0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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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축제 어떻게…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개막식을 치르는 동대문운동장이 청계천 복원 공사 중에는 주차장으로, 복원 후에는 공원으로 조성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안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른 장소를 마련해서라도 제등행렬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연등축제를 더 새롭게 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최측과 참가단체 등의 의견을 들어봤다.

조계사 반경 4~5km내 적당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조용준 기획과장

청계천이 복원된다는, 친환경적인 변화가 반가운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우리 나라 유일의 거리행진축제인 연등행사가 그 출발점을 잃게 되었으니 참으로 큰일이다. 대안으로 장충체육관, 종립학교인 동국대학교운동장, 안 되면 여의도 고수부지라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어디 동대문운동장 축구장만 하겠는가?
좀 더 논리적으로 접근해보자. 동대문 운동장에서 조계사까지 거리는 약 3㎞ 정도다. 보통 성인은 평균 보폭과 속도로 한 시간에 약 4㎞이상을 이동한다. 따라서 행진자체를 즐기며 흥을 돋우는 연등축제의 경우 3㎞ 정도의 거리면 아주 적당한 반나절 정도의 전체진행시간이 편성될 수 있는 것이다.
거리행진을 마치는 곳은 조계사이다. 조계사는 한국불교의 상징이자, 중심지이다. 아직은 이 일대가 큰 공사와 정비로 보수중이라 어수선하고 불편한 점도 있지만,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출발점이 없어진다고 조계사라는 축제의 중심지를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서울시 지도를 놓고 조계사를 중심으로 컴퍼스를 찍어 돌려 반경 4~5㎞ 이내에 다른 대안을 모색함이 바람직하다.
서울시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잡은 거리행진을 여법하게 살려나가야 한다.

행사위주 아닌 참여축제로

불교문화정보네트워크
김경호 상임이사

해뜨면 일하고 어둠이 내리면 잠자던 그런 시절에 일년에 한번 펼쳐지는 제등행렬은 강렬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어둠을 밝히는 빛의 잔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중생의 무명번뇌를 밝히는 빛과 같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장치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아직도 어둠을 밝히는 빛의 상징일 수 있을까?
또 동대문운동장에서 조계사, 그 이전에는 여의도 광장에서 조계사로 회향되는 초파일 봉축 제등행렬의 코스는 변할 수 없는 것일까? 그 코스를 고집하며 제등행렬이 지날 자리는 모두가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 비어버린 도심의 빈 공간밖에 없다. 축제를 함께 즐기고 감상해 줄 사람들이 없는 것이다.
그에 반해서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거리축제는 얼마나 활기찬가. 발전시켜야 할 것은 규모의 행사가 아니라 참여의 행사다. 이제 초파일이 진정으로 불자들과 국민들의 기쁨과 축제의 장이 되기 위해 제등행렬 자체를 대중에게 돌려주자. 사찰별로 할당하고 경쟁시켜 인원 동원하는 일은 지양하고 사는 곳 가까이에, 진정으로 빛이 가치를 발하는 곳에 등을 밝히자. 그래서 문화의 사각지대에 불을 밝히는 지혜를 발휘하자.

문화적 손실 우려, 대안 시급

대한불교청년회
정상옥 회장

동대문운동장이 주차장으로 변한다고 한다. 청계천 복원사업과 연관이 된 것으로, 서울시내 주차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런데 불교인인 내게는 동대문운동장의 주차장화 문제가 다른 시각으로 다가온다. 불교계가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동대문운동장에서 열어왔고, 동대문운동장에서 출발해 조계사까지 제등행렬을 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동대문운동장이 주차장이 되는 것에 대해 찬, 반을 표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렇게 되었을 때 앞으로 봉축행사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이제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와 제등행렬은 불교계뿐 아니라 서울시민에게도 중요한 거리문화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주차장화로 인해 부처님오신날 행사가 빛을 잃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반드시 대안 장소가 물색 되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대안 장소를 찾지 못하면 불교계로선 커다란 문화적 손실이 될 것이다.
여의도 광장에서 열리던 봉축행사가 동대문 운동장으로 옮겨질 때도 찬반의 논란이 많이 있었음을 불교인들은 알고 있다. 동대문 운동장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 가야만 하는 이때,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불교인들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200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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