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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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삶, 불자들이 앞장서야
원택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해인사 백련암 감원

하루는 참여연대를 이끌면서 NGO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셨던 박원순 변호사님의 이름으로 편지가 왔다. “‘아름다운 재단’을 설립하니, 자기 소득의 1%를 재단에 기증해 주시거나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해 주시면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소중하게 나누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편지를 받고 참 많은 생각을 하였다. ‘참! 그래. 어쩌면 이런 재단 운영은 일반 사회단체도 좋지만 종교단체, 그 가운데서도 우리 불교가 나서서 한다면 우리 불자들의 호응이 얼마나 클까?’하는 상념에 사로잡혔다. 그 후 한 종합일간지와 연대해 ‘1% 기부하기’ 운동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어려운 이웃에 대한 배려와 염려가 사회 저변에서 확대되어 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지난 10월 중순쯤 KBS ‘사랑의 리퀘스트’ 담당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출연하셨으니 가을에 한 번 더 출연해 주십시오” 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난 해 연등축제 준비 기간에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는 어떻게 방송되는지,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모르면서 출연했었다. ‘사랑의 리퀘스트’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출연자들이 찾아가 위로하고 어려운 사연들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내용이었다. 사연을 소개하는 사이사이에 나처럼 초대된 사람들이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3개 정도의 사연을 보여주는데, 그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ARS 전화로 모금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사랑의 리퀘스트 따르릉 1000원입니다’였다. 보통 모금액이 1억원을 넘으면 성공이라는데, 난생 처음 TV 생방송에 출연한 그날 바로 1억원을 넘겨 스텝들을 놀라게 했었다.
두 번째 출연 날짜는 12월 14일로 결정되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덕분으로 난생 처음 충주호도 보게 되고, 그 옆에 있는 진여원에도 다녀오게 되었다. 진여원은 현각 스님이 원장으로 계시는 미인가 복지시설이다.
프로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모금액이 주유소 미터기처럼 화면에 표시되어 나온다. 방송시작 전에 구성작가로부터 “스님! 연말이 되어서 그런지 요즘은 모금액이 8천만 원을 넘기가 힘듭니다. 전에는 9천에서 일억이 넘게 모금이 되었는데…” 하는 당부도 받은 터라 꽤 긴장이 되었다. ‘그래, 오늘도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할 텐데’ 하는 우려와 기대를 가지고 무대에 섰지만 조마조마한 심정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프로가 진행되는 동안 미터기가 얼마나 빨리 올라가는지, 2억원이 넘어가는 순간에는 ‘정말 그럴까? 기계고장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방송을 끝내고 분장실로 돌아오니 모든 진행자며 스텝들이 싱글벙글하며 환호성을 지를 듯한 분위기였다. 구성작가의 말이 “사랑의 리퀘스트를 진행한 지가 다음 주면 꼭 5년이 되는데 그동안 한 번도 2억원을 넘은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 스님이 출연하셔서 기록을 세우셨습니다. 저희들도 기계가 고장 난 줄 알고 법석을 떨었는데 알아보니 기계고장이 아니라 진짜로 성금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정말 대박입니다” 하며 좋아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우리 불자들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요즈음 나는 백련암에 들르는 신도나 학생들에게 “매주 토요일 저녁 7시에 방영하는 ‘사랑의 리퀘스트 따르릉 1000원입니다’라는 프로에 참가해서 ARS 060-700-0600을 누르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앞으로 더 많은 우리 불자들이 힘겨운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부탁드린다.
200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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