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못했다, 내가 부처가 꼭 돼야지
욕심 갖는다면 정말 부처가 못 돼
(392호에 이어서)
▲스님: 그러니까 어떠한 거든지 예를 들어서 묘법이라는 것은, 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게 그렇게 닥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그놈이 일거일동 하는 거기 때문에 하나도 걱정할 게 없어요. 즉 말하자면 모든 중생들을 커버하고, 모두 이끌어 가지고 가는 어떠한 회사의 중역일 뿐이지, 그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 회사의 주인이 다 하는 거기 때문에 이끌어 가는 소임을 맡았다고 그래서 전체 회사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거죠. 그런데 왜 걱정을 합니까? 나 할 일만 하면 되죠. 묘법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걱정을 하면 홱 돌아서 바로 구정물이 생기게 돼있고, 또 한생각이 더럽고 깨끗한 거를 떠난 청정이라면 그냥 한순간에 깨끗한 물로 대치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하신 것도, 공부한지 일년이 됐다, 오년이 됐다 십년이 됐다, 또는 몇 달이 됐다는 이런 생각도 말고 하십시오. 왜냐하면 잘했다 못했다, 내가 부처가 꼭 돼야지 하는 것도 그러한 욕심을 갖는다면 정말 부처가 못 됩니다.
▲질문자1: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대중 웃음)
▲스님: 그러니까 꾸준히, 꾸준히 그냥 자유인이 되겠다는 아주 소박한, 나는 자유인이 되겠다! 자유인이다 하면 부처라는 이름인데, 구태의연하게 이름을 부를 필요가 뭐 있습니까? 내가 자유스럽게 살면 됐지. 그러니까 내가 자유인이 꼭 돼야 세세생생에, 내가 지금 벗어나지 않는다면 세세생생에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거를 생각하세요. 감사합니다, 하여튼.
그래서 여러분한테 닥치는 것은 모두 여러분이 공부할 수 있는 재료입니다. 어떤 분들도 이런 말을 했죠.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일이 한두 건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자궁암이 너무 심한데도 어려워서 병원에 가서 입원할 처지도 못 되고 그냥 하혈을 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병원에서 수술도 못 하겠다고 하고 그러니까, 애들은 여럿이고 집 한칸 변변히 없어서 셋방을 얻어 사는데 남편이 벌이를 해서 조금씩 들여오는 것도 근근히, 육신을 놀려서 하는데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생각을 해보십시오. 진짜 사랑한다면 자식들한테도 얘기 못 하고 부부지간이라 해도 얘기 못 하는 그 슬픈 마음이야말로 어디다 댈 수도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보고 나가면서 그냥 벽에다가 머리를 대고선 울더니 쓱쓱 씻고 나가는 겁니다. 그 마음이 말입니다, 얼마나 저거했겠습니까? 그렇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식구라고 해도 아무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래도 자기는 움죽거려야 자식들과 살 수 있으니까 그 몸으로 움죽거려야만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날더러 뭐라고 그런 줄 아십니까? 나는 죽든지 말든지 상관없습니다만 자식들은 길러내야 하니까 죽든지 말든지 당신 알아서 하라 이거죠. 허허허. 자기는 죽든지 말든지 자식을 꼭 길러야만 하니까, 죽든지 말든지 길러야 한대는 거죠. 그러고는 스님, 제가 주인공! 할 땐 더불어 같이, 스님과 더불어 같이 생각하고 부릅니다. 나는 그 빽밖엔 없습니다. 아, 그러고는 쓱쓱 닦고 그냥 나가고 뭐 오래 앉아있지도 않아요. 그러더니, 어느 날 와서 막 우는 거예요. 그래서 ‘왜 울어? 애들 길러내지 못하게 생겼어?’ 이러니까 길러내게 생겼어요! 그래 어떻게 됐어? 그러니까, 다 나았어요! 인제. 병원에 가볼 돈도 없어서 근근히 조금씩 모아서 한번 어떤가 하고, 그것도 내가 못 믿어서 그렇죠. 가보니까 아무 지장이 없대요. 아, 이러는 거예요. 그런데 세상에 또 나았으면 가볼 필요는 뭐 있어, 글쎄? 그래도 그 놀랜 가슴에 그 어려움을 벗어나게 하기 위한 방편이겠죠.
하여튼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사람도 있고, 천차만별로 많은 사람들한테 나는 고맙게 생각하는 그러한 마음이 때로는 참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말 못 하는 거, 이 사람도 그렇게 해서 나았어! 이 사람도 그렇게 해서 잘됐어! 이렇게 말할 수가 없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말 잘 들으셔야 합니다. 오는 사람이 없다면 나도 없고 내가 없다면 올 사람도 없는 거죠. 그런데 혼자 했다고 할 수가 있나요. 그 말 자체를 잘 들으셔야 합니다.
수십만 명의 의식들이 같이 동원해서 작용한 겁니다. 내 몸의 모든 생명들이 같이 해주고, 그 몸의 생명들이 같이 해주고, 동일하게 한마음 한뜻이 돼서 작용을 했기 때문에 불이 들어온 겁니다. 그러니 성불하기 이전에 우리가 소박한 마음을 가지고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진실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는 반드시 자기 뿌리를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하고, 뿌리는 꼭 제 나무를 도와서 푸르르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 질문하실 분 질문하십시오.
▲질문자2: 삼 년 전에 아이를 낳고 5개월쯤 있다가 안면마비가 와가지고 병원에도 가고 약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천도재도 여러 번 지내고 했는데, 어느 날 천도재 다 지내고 나서 스님께서 한번 말씀하시기를, ‘네가 물리가 터져야 그 병이 나을 텐데!’ 하셨어요. 그래서 한 일 년쯤은 약도 먹고 침도 맞고 급하게 다니고 그랬는데, 그 후로 한 이년간은, 아예… 내가 물리가 터지면 낫는다고 하셨으니까 나으리라 믿고 공부를 했는데 아직도 못 해가지고 지금도 그렇게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벌어야 가정을 이끌어갈 수 있어요.
▲스님: 그런데 말이야, 말끝에 내가 먼저 말하는 건 안됐지만 나가서 벌어서 먹여 살리게 된 놈도 그놈이고 가난하게 사는 놈도 그놈이고, 믿는 놈도 그놈이고, 안 믿는 놈도 그놈이야, 다! 그것을 일치해서 모든 거를 귀정적으로 믿고 죽든 살든 거기에 놓지 못하기 때문이야. 그러면 그렇게 인연을 가지고….
옛날에 이런 일도 있지. 다리가 아픈 사람이 와서 빨리 고쳐달라고 야단법석인데, 끌고 온 제삼자가 또 빨리 낫게 해주시라고 그러는 거야. 그래, 빨리 낫게 해주면 이 공부를 어떻게 하라고 빨리 낫게 해줘! 이러니까 그냥 그렇게 해가지고 가더니만 아, 다리가 나아서 겅중겅중 뛰어다니니까 인제 등한시하는 거지. 등한시하니까 그것 봐라! 그렇게 하니까 다시금 다잡아서 공부를 한다고는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미지수야. 그러니까 당신도 신 날도 안 꼬았어! 지금 100% 하면 20% 30%밖엔 안 갔으니까, 한순간에도 100% 될 수가 있어.
▲질문자2: 그래서요. 제가 한 3개월 전에 밤에 보여주시기를 저의 시어머님이 닭을 두 마리 주셨어요. 근데 그 뒤로 둘째 아이를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내 몸 하나 한마음으로 이끌지 못하고 공부를 못하는데 이 애를 가져서 낳으면 똑바른 아이를 낳을까, 이 세상에 낳아서 또 엄마가 바르게 키워야 되는데 자식을 바르게 키우지 못한다면 이 애를 안 낳으리라 마음을 먹고….
▲스님: 아이구! 믿지 못하는 반면에 그러는 겁니다. 하하하. 모두가 믿지 못하는 게 그냥 그렇게 많으니 그게 나을 수가 있나요.
▲질문자2: 그랬는데 한 달이 지나니까 마음이 편안하고 먹고사는 것도 다 알아서 해줄 텐데 내가 괜한 걱정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그랬어요. 창피하지만 3개월 동안은 아이를 가지면서, 정말 이 세상에 바른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더 큰 일도 감수하겠다 하고 창피하지만은 법회 때 스님께 질문을 해서 정말 내가 그 자리에서 꼭 물리가 터져야 된다, 나를 깨닫는다는 공부를 꼭 하고 돌아오리라 생각을 하고 열심히 이제 공부를…, 법회 있을 때 질문하게 해달라고 하고 오늘 왔는데 또 다행히 저만 왔어요. 남편이 왔으면 싫어할 텐데… 그래서 법당에 오니까 너무너무 감사하고요. 어떠한 채찍이라도 정말 바른 엄마가 될 수 있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스님: 그렇게 잘하면 돼! 하하하. 그렇게 진짜로 믿어봐! 이거는 내가 말뿐이 아니야! 진짜야! 그 맛을, 그 맛을 알면은 너무도 좋을 거야. 그 맛을 알면은 하늘을 쳐다보고 백 번을 울어도 시원치 않을 것이고 땅을 치고 백 번을 웃어도 시원치 않을 것이야. 열심히….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인데, 뭘 그렇게 꽉 잡고 자기가 걸어온 발자취를 짊어지고 애를 쓰느냐는 거야. 그렇게? 응? 아! 그냥 걸어올 뿐이지. 그 발자취를 뒤로 마음으로 또 왜 그걸 뭉쳐들고 다녀? 그럴 필요가 없어! 우리 살림살이 살아나가는 거는 우리가 걸음 걷듯이 살고 가는 거야, 지금. 발자취를 놔버린 채 걸어다니는 거와 같은 거야. 내일 살 걱정하지 말어. 하루살이로 그냥 살어. 그냥 하루살이로 살란다고 해서 또 다 갖다 팔아먹고 (대중 웃음) 끓여먹고 이러지는 말고. 하하하. 다 맡기고, 내게 가진 게 뭐 있어! 내 몸뚱이도 가진 게 없어! 내 몸뚱이도 내게 아니야! 내 마음도 내게 아니고. 그런데 뭐 거기에 있다고 그냥 그걸 붙여 잡고 쩔쩔매? 좀 그렇게 놔봐! 오늘 중으로래도 그렇게 놓고 살아봐. 절을 하는 것도 세 번 할 것을 한 번으로 축소하세요.
▲질문자3: 저는 선원에 여러 권의 책과 녹음 테이프를 통해서 부처님의 도를 깊고도 지극하게 가르쳐주시는 스님의 법문에 너무나도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이 감사한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가 없어 때로는 눈물 방울이 뚝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저뿐만이 아니고 이러한 질문을 수 차례 많이 받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여러 대중들과 저를 생각하시어 다시 한 번 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불자들이 어디를 가거나 혹 절 앞을 지날 때에는 불전에 참배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이때에 참배하면서 우리 불자들은 어떠한 마음을 내어야 하는 겁니까? 또는 부처님도 내 한마음에 계시며 나와 다르지 않으며, 바로 나의 실상이니 주인공에 감사해야 되는지요, 아니면 부처님께 원력을 주십시오, 하는지요. 부처님께 참배를 하면서도 주인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요. 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님: 그게 간단해요. 만(萬) 개의 사찰을 돌아다닌다 하더라도 단 하나도 없어요. 거기 가서 참배를 올릴 때, 내가 그랬죠? 이 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당에 와서 참배를 올릴 때, 일체제불의 마음 노래 있죠? 그거와 같습니다. 즉 말하자면 저 형상이 내 형상이요, 저 마음이 내 마음이요, 저 생명이 내 생명이니 둘 아니게 주인공하면은 모두 전체가 하나로 돼버립니다. 그러니까 그저 어디를 가서 참배를 올리든지, 주인공! 하면은 그냥 부처, 나, 모두 일체가 다 하나가 돼버리니까요. 주인공에 감사히 생각하고 놓으면은 그대로 그 부처 마음도 거기에 따라주게 돼있습니다. 그게 비밀이죠. 하하하.
▲질문자3: 식사를 할 적에 합장을 하는데 이럴 때는 주인공과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만 가지면 되는지요.
▲스님: 주인공하면 나와 더불어 주인공이지 개별적인 주인공이 없습니다. 여러분 식사를 한 그릇 먹을 때에 혼자 먹습니까? 아주 헤아릴 수 없이 여러 생명들이 같이 먹습니까? 어때요? 예? 그래요! 지금 이 몸 속에 내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습니까? 그러니 내가 밥 한 그릇을 먹어도 공식(共食)하고 있죠? 그런데 그 밥 한 그릇이 또 뭡니까? 농사지은 사람서부터 누구누구 할 것 없이 전부 거기 손길이 가고, 밥 지은 사람 뭐 모두 한데 합치면 전부 공식이에요. 그러니 공식(共食)했는데, 그래서 공식하게 되면 공양(供養)입니다. 공양! 그래서 공양을 올리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느 한 부처님에게 올리는 게 아니고 전부, 이 우주 삼라만상 전체에 한 그릇으로 공양을 올리고도 그 한 그릇은 되 남더라 이런 겁니다. 예! 되 남아서 또 올리고 또 먹어도 또 남고, 또 먹어도 또 남고 이렇게 되풀이되는 끊어지지 않는 진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혼자 내가 먹어도 공양입니다, 공양! 그래서 절에서 공양하셨어요? 이러죠. 밥 먹었소? 이러지 않고 공양 하셨어요? 하는 겁니다.
▲질문자3: 그런데 끌고 다니는 것도 바로 주인공! 당신이 끌고 다니는 것이지 하고 거기다 다 그냥, 이런 고통을 주는 것도 다 당신이 하는 것이라고 이렇게 믿고 해도….
▲스님: 당신이 하는 것이지 해놓고 뒷마무리가 없으면 안돼죠. 당신이 한 거니까 당신이 해결해야지! 당신이 구정물이 나오게 했으니까 당신이 새 물이 나오게 해서 쓸 수 있게 해야지! 하는 그 대치가 있어야죠. 똥을 눌 때하고 다 누고 나서 밑을 씻어야만이 모든 것이 깨끗해지죠. 그와 같은 겁니다.
▲질문자3: 잘 알겠습니다.
▲스님: 이렇게 형제 법우님들이 공부가 부진해가지고선…. 그래서 내가 한번 더 이렇게 만남을 갖게 한 겁니다. 그러니깐 여러분이 열심히 하셔야죠. 나는요, 사실은 여러분이 자고 있을 때, 나는 그대로 자는 게 없고 낮에도 여러분 못지 않게 일하고 있습니다. 한시도 쉬는 사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생각을 깊이 좀 하세요.
▲질문자4: 감사합니다. 강릉에서 올라왔습니다.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제일 마지막이 됐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질문이 마지막 막차입니다. 감사합니다. 강릉지원이 개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스님의 큰 원력으로 생각하며 감사를 드리고 온 한마음선원 신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스님: 감사해요.
▲질문자4: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장문의 편지로 스님께 올렸습니다. 단, 제 마음자리가 아직 부족해서 뭔가 좀 부족하고 좀 튀는 것 같습니다, 요새 말로 하면 말입니다. 일을 할 때 일이 잘되면 그걸 진득이 잘 참고 있어야 되는데, 마음보다 몸이 앞서고 몸보다도 마음이 앞서고 그래서 좀 어렵습니다.
▲스님: 아니요! 이런 묘법이 있어요. 말을 해도 함이 없이 하면 그 비밀이 누설이 되지 않고, 또 행을 하되 함이 없이 행을 한다면 아무 데도 누설이 되지 않아요. 사람이 내놓는 것만 알지 들이는 것을 모른다면 아니 되듯, 모두가 내놓고 들이는 것이 철두철명해야 되겠죠. 그러기 때문에 이 음파라는 것은 통신이 여기에서 달나라에를 가도 그냥 요기서 저 문 밖에 통신이 되는 거나 똑같아요, 두루. 이게 정말입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내가 말하는 게 아니야!’ 하면은 그건 누설이 되지 않습니다. 함이 없이 한다는 것만 알고 하면 말입니다.
▲질문자4: 감사합니다.
▲질문자5: 스님. 제가 유월 경에 뵙고 한 5개월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유월 경에 스님을 뵐 때는 아주 저 자신이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한 상황이었을 때 뵈었습니다. 그때 저의 집사람에 끌리다시피 해서 뵙게 되었고, 그 당시에 저를 다 죽이고 왔다고 스님께 고백을 했습니다만, 그때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믿고 맡겨라, 공부해라! 그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스님 말씀대로 모든 것을 믿고 맡겼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찾았습니다. 오 개월이 지난 오늘날 저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가정적으로도 그렇고 부부간에 갈등도 없어지고, 가족 간의 화합도 생기고 사업도 상당히 번창해서 이제 연간 매출액이 몇 십억을 가져올 수 있는 그런 사업적 기반도 다졌습니다. 그래서 주인공과 스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자세한 것은 후일 믿음이 부족하고 아직 깨움이 부족한 분들에게 사례로 발표할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알면서도, 그러면 주인공의 힘의 원천이 어디 있느냐?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됐는데 오늘 설법을 통해서 그 답을 얻었습니다. 아울러서 한 가지만 그간의 의심스러웠던 부분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인간은 우주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우주의 영향을 받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희 인간들이 자신과 능력을 잘 찾기 위해서는, 우주와 인간과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것을 깨닫게 됨이 중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스님께서 우주와의 관계를 여러 번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마는 아직도 이해가 부족해서 우리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 또 여기 힘이 있다면 그 에너지와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가를 좀 여쭈어 보겠습니다.
▲스님: 만약에 우주가 발전소라면, 이렇게 대치를 해보는 겁니다. 우주가 발전소라면, 발전소를 우주라고 한다면 인간은 바로 그것을 용도에 따라서 꺼내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없어도 아니 되고, 소비자가 없어도 아니 되고, 그 소비자에게 배려를 해주는 능력 그 자체가 없어도 안되죠. 그러니까 우리가 에너지가 될 수 있게끔 용도에 따라서 끌어쓰는 데에 에너지가 필요한 거지, 에너지라는 이름이 생긴 거지, 우리가 용도에 따라서 꺼내 쓸 수 없다면 어떻게 에너지라는 이름이 나왔겠습니까?
그러니까 우주의 근본은 발전소라면 거기에서 그 전력을 우리가 용도에 따라서 꺼내 쓰는 게 에너지입니다. 그러니까 에너지와 사람의 그 능력과 발전소와 둘이 아니게 같이 직결이 돼있으니까 자유자재로 꺼내 쓸 수 있다, 적으면 적은 대로 꺼내 쓰고 크면 큰 대로 꺼내 쓸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꺼내 쓸 수 있는 용량은 한계가 없는 것이죠. 여러분이 다 한계가 없이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권리도 가지고 있고요.
▲질문자5: 잘 알겠습니다.
▲질문자6: 오늘 하늘 아래 둘도 없는 바보가 여기 나와서 스님을 뵙습니다. 오늘 질문에 좋은 가르침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것은 4일 전에 열반에 드신 조계종 이성철(李性澈) 큰스님의 81년 1월 달 종정 취임 때 제 일성으로 하신 법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일체 삼라만상이 모두 다 법신체(法身體)인데 이를 깨닫지 못하는 우리 중생을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에서 우리들을 가르쳐주시기 위해서 하신 그런 법어인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께서도 인연이 다하시어 이제 열반의 길에 드셨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 인연이 다해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고 난 뒤에, 저는 불현듯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큰스님의 깊으시고 지극하신 자비 밑에서 20년을 선원의 수위로서 지내왔습니다만, 이제 그러한 인연이 다 되어 가시는 성철스님의 열반을 보고서 아이고! 나 이거 큰일났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스님의 밑을 떠나서 인연이 다 되어갈 때는 틀림없이 나는 지옥행이다. 이렇게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가 20년 만에 용기를 내서 오늘 처음으로 스님에게 여쭙습니다. 큰 가르침 주십사 하고 여쭙겠습니다.
하나, 우리 중생들이라는 것은 현실 속에서 거짓 나를 참나로 알고, 현실 속에서 물질에 매달려가지고 허상에 매달리고 쫓기고 찾고 갈등을 하고 그러면서 살아갑니다. 스님께서는 항상 또, 저희들이 바깥에서 배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으뜸가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참 가르침을 주실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 선지식을 만나는 것과 그리고 그 계기를 뚜렷이 가질 때 공부의 으뜸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그 계기를 용케도 오늘 잡았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이런 인생의 무상함을 계기로 하나 찾았고, 또 오늘 여기 나와서는 스님께서 이 무지 중생들,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가 진리를 한마디로 요리를 해서 딱 깨우쳐줄 수 있는가, 맛을 내게 넣어줄 수 있는가 하는 말씀으로 두 번 째 계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저보다도, 나는 20여 년을 스님 밑에서 공부해 왔는데 시간이 있을 때마다 스님을 뵈옵고 좋은 가르침 받고 했는데, 오 년 전에 온 아우님이나 6개월 전에 온 아우님이 그만 주인공을 맛을 보았다 하니, 전 그만 걱정이 태산같고 이래서 오늘 나왔습니다. (대중 웃음)
스님께서는 항상 이 한마음의 도리로써 저희에게 가르쳐주십니다. 한마음이라는 것은 나의 절대 생명이요, 그리고 공존의 생명이요, 시간을 초월해서 영원하고, 공간을 초월해서 무한하고, 인간을 초월해서 신령하다. 너무 크기 때문에 허공과 같고 무(無)다. 항상 주인공 자리에 되돌려놔라. 그리고 여여하게 되돌려놓고 그리고 공부를 해라. 그러면 모든 것이 풀릴 것이다. 그런데 저는 20년 간 듣고 왔습니다만 그것이 항상 스님의 말씀으로밖에 여겨지지 않고, 내 옆에 있는 모두 내 도반들의 말로 들리지 제 말로는 하나도 마음에 새겨지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왜 나왔느냐 하면, 이 세 가지 계기를 잡은 김에 스님께서 너는 인연 없는 자식이니 이제 수위 자리도 그만두고 나가서 죽든지 떠나든지…. 이 말씀을 오늘 한마디 해주시면 아무래도 제가 죽지 않고 달아나기 싫으면 공부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오늘 왔습니다. 좀 크게 꾸지람 주십사 하고 나왔습니다. 꼭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스님: 본래 말입니다. 본래 인생은 온 게 없기 때문에 갈 것도 없습니다. 그러고 누구 말마따나 서까래는 서까래대로 쓸 수 있고, 기둥은 기둥대로 쓸 수 있고, 포함해서 새끼손가락도 없으면 병신이듯이 우리 전체가 이 세상에 나온 것은 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회장님께서는 그렇게 말씀 안 하셔도 되고요, 한생각을 잘 하셨다면 그대로 해나가시면 되겠죠. 뭐 그 길게 생각하고 짧게 생각하고, 또 오래 됐고 오래 되지 않았고 그걸 떠나서 우리가 지금 현재 생각이 중요합니다. 그런 거니까 그저… 그런 말씀하시는 거 보니까 한자리를 어떻게 하신 것 같은데요. 하하하. (대중 웃음)
▲질문자6: 감사합니다. 계속 이렇게 나무라시고 이끌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스님: 또 질문하실 분 있으면 질문하세요. 여러분이 다 유리하게끔만 하시지 지어서 낼 필요도 없습니다.
▲질문자7: 스님, 감사합니다. 여태까지 사실은 우리가 불교를 믿고 수십 년 간 다녔지마는 불교의 진수를 모르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저희들에게 용광로보다 더 확실하게 놓고 갈 수 있는 주인공 자리를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저희들이 요즘 마음 편안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우는 가족이 지금 손녀까지 여섯 명입니다마는 저는 마음자리를 놓고 잘 돌아가는데 딴 식구들은 어떤 때 보면, 내가 볼 때에 아직까지 좀 걸리는 부분이 보일 때는 참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조용할 때 한번씩 가솔들한테 얘기를 해줍니다마는 아직 제가 아마 도량이 부족해서 제 마음을 가족들한테 못 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스님께, 어떻게 하면은 제 그릇을 좀 키울 수 있을까 하고 여쭤어 보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스님: 항상 식구들한테도, 가족 중에 누가 잘못을 하든가 빗나간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즉 말하자면은 그쪽의 주인공이나 내 주인공이나 같습니다. 그런데 식구들은 벌써 식구라는 가설이 돼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데에 가설이 돼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가설이 돼있기 때문에 자기 주인공에다가 놔도 그 상대방 마음자리까지 다 밝아집니다. 그러니까 자기 주인공한테 모든 거를, 저 사람이 저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도 너밖에 없어! 하고 거기다가 놓고 난 뒤에는 인의롭고 부드럽게 말을 해준다면 상대방도 아주 밝아지게 되는 겁니다.
▲질문자7: 그리고 제가 참 스님 앞에서 뭐 나이라 할 것도 없지만 일갑자를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과거는 한생각에 다 놓았습니다. 오늘 스님 앞에 와서 이 질문까지 하게 됐는데 이 편안한 마음을 내세에도 가지고 갈 수 있을런지요?
▲스님: 만약에 오늘 남을 도와서 좋은 일을 하고 내 마음이 즐거웠다면 내일까지도 즐거운 겁니다. 그런 인연을 맺었다면은 더불어 같이 보이지 않는 데서 빈 손으로 모두 돌봐주게 돼 있습니다. 없는 손이 와서 돌봐주게 되고, 또 없는 손이 있는 손으로 둘이 아니게 포함이 되고 또 귀인이 돼 가지고 다 돌봐주게 되는 겁니다. 가고 오는 족족 그렇게 돌봐주게 되는 거죠. 이거는 기정 사실입니다. 모두 모르셔서 그렇지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모두 일체가 다 음파가 통해서 나를 도와주게끔 하는 거죠. 내가 혼자가 아니니까요. 그러고도 내 마음의 다스림이 육체 안의 모든 생명의 의식들에게 통해진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나쁘게 통하게 하지 마세요. 모두가 인의롭고 자유스럽고 슬기롭게 대치할 수 있는, 그런 과감한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해나가실 수 있다면 여러분에게 어떠한 병고가 다가오고, 죽을 병고가 다가온다 하더라도 그거를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질문 있으시면 또 하세요.
▲사회자: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법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