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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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회내 계파 어떻게 봐야 하나
얼마 전 열린 조계종 제13대 중앙종회가 계파 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파당적 이해다툼이 이번 종회 들어 노골화되는 등 이에 대한 근본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양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종회 내에 계파가 없어져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차라리 양성화해 정책대결을 벌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양쪽의 견해를 들어본다.

현각스님
(전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나눠먹기식’ 배제, 합리적 종책생산을

종회의원들은 수시로 상호간의 정보교환이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데 이것은 종회를 효율적으로 이끌어 가는데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종회의 각 계파는 계파를 전면에 내세워 ‘나눠먹기식’의 세속화 길을 걷고 있다. 정책의 본질이 어떻든 상대 계파의 반대 입장에 서거나 또는 필요에 의해 동조하는 식의 이기적 행위가 우려를 낳고 있다.
직선제를 통해 종회를 구성한 것은 지역 및 분야별로 의견을 수렴해 가장 합리적인 종책을 생산해 내자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계파 간 안배나, 그런 이해관계 때문에 할 말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종회의 기능은 이미 상실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종회의 행태에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는 모든 힘이 종회와 집행부에 몰려 있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만이 쌓이다 보면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역사가 단기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았는가. 계파간의 이해다툼이 교단 붕괴의 단초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종회 스스로 자정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종회는 엄연히 종도들의 대의기구이자 입법기관이다. 계파에 매여 그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승가의 도리가 아니다. 방법은 간단하다. 부처님 정신으로 돌아가면 된다. 종회의원들 각자가 부처님 정신에 입각해 생각하고 활동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친목이나 정보교환의 자연스런 모임 이상으로 이해관계가 맞서는 모임은 없어져야 하며, 특히 이런 모임을 빙자해 이기집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윤남진
(참여불교재가연대 기획실장)

종단 지향가치 실현에 부합해야

종교단체라고 해서 정치행위가 없을 수 없다. 다만 그것이 종교단체인 경우 일반 사회에서처럼 물질적 이해관계를 근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종교단체가 추구하는 종교적 가치를 근간으로 정치가 이루어진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조계종이라는 종교단체의 가장 핵심적인 정치기구이다. 조계종 종헌에 규정된 중앙종회의 역할 또한 분명히 정치적인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조계종에서 ‘종단정치’라고 하면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서 주로 이해관계를 다투는데 쓰이는 야합, 계략, 모략, 은폐, 호도 등의 측면을 말하는 것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제13대 중앙종회에 이르러 물밑에서 몇몇 정치핵심부만 공유하던 계파적 이합집산이 공공연해지고, 나아가 공식화될 조짐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좋은 일이다.
어떤 측면에서 그런가. 겉모습과 속 모습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르고, 함께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가 다른, 이중성을 벗고 투명해지는 쪽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바른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그런 계파 형성과 활동이 종교집단으로서의 조계종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한다는 목적에 부합되고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단의 사명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리더십의 한 표현으로서, 그 사명과 비전의 실현 방법에 차이가 있는 의원들 간의 분명한 분리와 결합이라야 세간의 비웃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200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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