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이 11월 26일 창립 2주년 기념 세미나를 걸스카우트회관에서 열었다. ‘행동하는 여성, 실천하는 불교’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혜숙 교수(동국대 불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와 이윤수(KBS 방송작가) 씨가 여성불자의 정체성과 불교여성운동의 흐름 그리고 여성불자와 불교여성단체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내 놓았다.
이혜숙
(동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인식·행동선택 파악위한 조사 시급
이윤수
(KBS 방송작가)
단체색깔 맞는 적극적 역할 모색을
근현대불교사에서 여성불교 운동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불교여성 단체만의 색깔로 정체성을 찾는 작업과 단체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요구된다.
불교 여성 단체의 조직화 문제는 한결같은 과제다. 비조직화가 활동의 부진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근자 숫자가 많다고 조직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계 각층 전문가들을 영입해 사안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노력이 시급하다. 오늘날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건재한 모습으로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정체성을 갖고 펼쳐온 작업에 기인한다. 시대 상황에 맞게 이슈를 찾아내 문제제기 하고 대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순발력이 단체에 대한 신뢰성을 높인다. 가령 북한산도로 관통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웠을 때 어떤 불교여성 단체가 방문해서 문제제기를 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
이제 불교계의 제반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역사찰과 연계해서 지역주민의 삶을 고양시키는 활약을 기대한다. 아울러 교단내의 완고한 남녀차별 문제에 적극 나서고 비구니 스님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추동해내는 역할이 절실하다.
부처님 가르침이 얼마나 여성 해방의 관점에 입각해 있는가를 역설하는 일보다 단체 성격에 걸맞는 적극적인 실천을 보여주는 일, 여성불교 회관 건립과 같은 하드웨어를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업하나라도 꾸준히 지속해나가고 사회 속에서 불교적 실천을 보여주는 일, 그것이 오늘의 현실 속에서 불교 여성단체가 장기적으로 가야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