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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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하러 룸살롱에?
한 명 우 (취재1부 차장)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의 <신동아(12월호)> 인터뷰 내용을 놓고 말들이 많다. 그런데 그 ‘말’이라는 것이 대부분 비난조다. 심지어는 “총무원장도 ‘막 말’을 하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대놓고 스님들 ‘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난의 방향은 두 가지다. 하나는 ‘총무원장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터뷰를 하면서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지 않아 거북함을 느낀다.
정대스님의 인식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는 불자들 대부분은, 스님들의 룸살롱 출입사건에 대해 “술 한 잔 먹은 걸 가지고 뭘 그러냐. 그건 타락이 아니다”, 해인사 청동대불 건립과 관련해 “시주자의 뜻이니 따라야하지 않나”라고 말한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불교계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그럼 룸살롱에 포교하러 갔나?” “전국 룸살롱불교연합회라도 결성해 포교에 한몫 하셔야죠!”라며 비아냥거리는 글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물론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한 것도, ‘여편네’ ‘자기네’ 운운하며 용어사용에 신중치 못했던 것에 대해서도 실망하는 불자들이 적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판단과 소신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자유도 있다. 하지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공인이라면 표현과 말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조계종 총무원장이라는 위치에서의 책임있는 자세다. 총무원장의 한마디 한마디는 곧 불교계 전체 정서를 대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대스님은 인터뷰에서 “세상이 혼탁하니 종교계도 혼탁하다”고 말했다. 스님의 말 대로라면 혼탁한 세상과 종교계가 정화돼야 하고, 총무원장은 바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터뷰 내용은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200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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