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찰들이 다양한 부대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불교적 정체성 강화를 위한 수익의 사회적 회향을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통도사 서운암의 된장 등 각종 장류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상품이다. 금산 삼덕사는 지역 특산물인 인삼을 가공한 홍삼액을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사찰들이 위치한 지역적 특색과 주변 자원을 활용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사찰들은 신도의 보시금에 의존해 운영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입액이 일정하지 않아 사찰 재정 운영의 어려움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산중이나 외지에 있는 사찰들은 신도들의 숫자도 적어 재정적 어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각 사찰들은 별도 법인을 설립해 부대사업의 다각화와 전문화를 꾀하며 사찰 재정 안정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러나 부대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대부분 사찰 재정 안정화에 사용하고 있어 자칫 사찰 부대사업이 종교적 목적을 상실한 채 영리만을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대사업이 활성화 된 것으로 알려진 각 사찰들은 수행과 포교는 뒷전이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사찰들은 수익금을 불사 및 사찰 운영, 부대사업을 위한 시설투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종종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 장학금이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찰들이 무리하게 수익을 추구할 경우 전문성이 떨어져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부분 식품류를 판매하는 사찰들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지 않기 위해서도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팽창주의에 빠져 사회적으로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는 개신교를 불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상업주의에 물든 부작용은 중국 소림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림사는 영화의 성공 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상업화에 빠지면서 1500년 역사와 중국대승불교 선종의 조정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반면 대비사는 중국 대승불교 중 유일하게 경내에 시주함이 없는 사찰로 유명하다. 대비사는 스님들에게 돈을 만지지 못 하게 하고, 탁발과 걸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불자들은 인터넷에서 두 사찰을 비교하는 글을 확산시키면서 불교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런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 부대사업을 시행하는 사찰들도 수익의 회향과 나눔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수익이 아직 미약하거나 직접적으로 회향하기 어려운 경우는 지역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특성화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강화 선원사는 연꽃을 활용한 부대사업이 활성화되자 선원사가 소재하고 있는 선암면을 연꽃 관련 상품의 생산과 판매를 지역특화사업으로 확장시켰다. 이를 위해 주지 성원 스님은 강화군청과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수시로 만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예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원 스님의 노력으로 선암면은 2009년 경 농림부 예산을 지원받았다. 지역 농가가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가 모색된 것이다.

지역사회와의 공존 방안은 새롭게 부대사업을 추진하는 사찰들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고창 선운사는 승려복지타운 건립과 복지 활성화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 보은염과 차 등을 판매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선운사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주민들이 생산하는 소금 전량을 수매하기로 했다. 이렇게 수매된 소금은 선운사가 불자들과 관광객, 다른 사찰과의 네트워크 등을 통해 판매에 나선다. 주민들로서는 중간상인들의 폭리를 피할 수 있고, 사찰은 안정적인 소금 공급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성수 선운사 총무과장은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을과 사찰이 생산ㆍ판매의 역할을 분담한 것이다. 수익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찰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의 하나다. 선운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상품들을 주민들과의 상생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